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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뒤흔든 치과의사들?

아이슬란드 할그림손 감독은 치의도 겸업
우구 산체스 치의학 사상 최고의 축구선수

“아르헨티나에 공간을 주지 않았다.”


치과의사라는 본업이 만든 ‘쫀쫀함’의 결과였을까? 치과의사에게도 치아 사이의 공간은 영원한 숙제다. 첫 월드컵 출전임에도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에 맞서 1대1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낸 아이슬란드 대표팀의 헤이미르 할그림손 감독이 화제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치과의사다. 19살 때부터 10년 동안 고향 축구 클럽에서 선수로 뛰었고, 이후 여러 클럽에서 활동하면서 치과의사 면허를 땄다. 클리닉을 개원해 환자를 보면서도 축구 공부를 지속했고, 유로2016 사령탑을 맡아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그 와중에도 치과의사로서 진료를 그만두지는 않았는데, 월드컵 대표팀을 맡으면서 ‘전업’했다는 후문이다.

할그림손 감독 사례 말고도 월드컵은 치과와 이래저래 관련이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 대표팀의 공격수 박두익 선수는 ‘치과의사’로 불렸다. 카데나치오(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를 만난 북한팀은 특유의 체력과 스피드, 저돌성으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이탈리아를 침몰시켰다. 당시 공격을 주도하던 박두익 선수를 두고 이탈리아 언론은 “이를 치료할 때 겪어야 하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선사한 치과의사”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7년 간 이끌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트로피를 거머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다소 치과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대표적인 월드컵 비하론자였는데,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등에서 각 팀들의 졸전이 이어지자 “월드컵 경기를 보느니 차라리 치과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월드컵과 치과를 동시에 낮잡아 본 적이 있다.



월드컵에서 한국와 악연 아닌 악연을 쌓고 있는 멕시코의 전설로 불리는 우구 산체스는 아예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의학도였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라고 추앙 받으며 통산 234골을 넣은 득점기계였는데, 멕시코의 최상위 대학인 UNAM 치과대학 학사를 취득하고, 스페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할 정도로 축구와 공부에 통달한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