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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일생 걸었다’

협회대상(학술상) 배용철 경북대 치전원 교수
신경추적기법, 전자현미경 이용 미세신경회로망 연구에 국제적 위상

“미력한 사람이 과분한 상을 받게 돼 감사하면서도 송구할 따름입니다. 치협에서 이처럼 뜻 깊은 상을 저에게 주신 것은 더욱 열심히 연구자의 길을 걸어가라는 당부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진지한 연구자로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 할 때까지 그저 성실하게 이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제44회 협회대상(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용철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구강해부학교실 교수는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학자로서 정진할 뿐’이라는 겸손하고 담백한 답변을 내놨다.

1983년 경북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 1996년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배용철 교수는 33년간 구강해부학교실에 재직하며 두경부안면 영역의 통증을 포함한 감각정보의 뇌내 처리기전, 저작운동의 뇌내 조절기전에 대해 20여년간 연구해 온 해부학자다.

이와 관련 세계적으로 탁월한 연구성과를 발표해 대한민국 치과계의 위상을 높인 것은 물론, 특히 신경추적기법,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신경회로망의 연접양식 관련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연구성과를 냈다. 

또 과기부지정 선도연구센터인 MRC센터장을 수행하며 기초치의학과 임상연구 연결 진흥, 2010년·2013년 MRC사업단 1, 2단계 평가에서 1위, 한국연구재단 의약학단의 책임전문연구위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정회원 등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치의학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배용철 교수는 “신체 중에서 가장 복잡하게 기능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두경부안면 영역에서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감각정보가 뇌내에서 어떻게 전달되고 처리되는지, 그리고 악구강계가 어떻게 최적화된 저작 패턴을 섬세하게 조절해 내는지 기전을 밝히기 위해 연구해 왔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두경부안면 영역의 난치성 만성통증, 그리고 노화에 따른 저작계의 기능적 이상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며 “관련 연구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나만의 길을 가려는 자세에 있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기초치의학이라는 치의학의 뿌리가 깊지 않다면 치과의료라는 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연구에 매진해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27년 전 오사카대학 유학시절 해부학교실의 ‘요시오 시게나가’ 교수님께서 이끌어 주셔서 지금까지 삼차신경계의 신경회로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고 성과도 낼 수 있었다”며 “요시오 시게나가 선생님께서는 젊은 연구자이던 내게 ‘유행하는 분야에 새로이 뛰어들면 그 분야에서 중간정도 레벨의 연구자 밖에 되지 않는다.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를 일생동안 꾸준히 하면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고, 아무리 시류가 변해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줬다. 후학들에게 이러한 부분을 얘기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배용철 교수는 “모든 치과대학 학생들이 기초치의학자가 될 수도, 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환자에 단순 술기 중심으로 접근할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피동적 의료기술자로 전락시키게 될 것”이라며 “술기와 함께 근본이 되는 기초치의학을 이해하면서 환자를 바라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창조적 의료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후배들이 따라갈 수 없는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찾길 바란다. 그리고 그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 보라.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인생을 어떻게 채울까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