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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추천도서-한 문장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어김없이 또 새로운 해를 맞았습니다. 삶에 늘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게 해주는 힘을 주고, 또 잠시 뒤를 한번 돌아볼 여유를 주고, 또 발밑이 아닌 앞을 보게 해주는 새해입니다. 작심삼일일 줄 알면서도 우리는 또 새해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중에 아주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책읽기입니다. 매년 늘 이 목표를 세우는 이유는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저도 한때는 책읽기의 목표가 분야별로 책을 몇 권씩 읽어야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두꺼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성취감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책을 몇 권 읽었다는 결과치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책읽기의 여정 중에 나를 감동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은 단 한 문장인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의 책읽기는 나만의 한 문장을 찾아 떠나는 여정 같기도 합니다.

올해 책읽기를 50권, 100권을 읽겠다고 정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오랫동안 꾸준히 책을 읽어온 ‘독서가’에게나 실천 가능한 것입니다. 평소 잘 읽지 않던 사람의 수치화된 목표는 오히려 해가될 수 있습니다. 읽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저자, 혹은 책의 주인공과 진솔한 이야기는 나눌 수 없습니다. 몇 권을 읽겠다는 것 보다는 꾸준하게 읽고 나의 한 문장을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기를 권해드립니다.

어차피 책읽기는 ‘이 책 나도 읽었어’라고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서토론에 나갈 실력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닌, 나의 한 문장을 만나기 위해 책을 읽어봅시다.

넘쳐나는 가짜뉴스
진실로 소비할 안목 키우기


『만들어진 진실』 흐름출판, 2018

우리는 왜곡된 진실들을 수없이 경험하면서 살았습니다. 속아온 것에 분개하면서도 새로운 허구를 또 다른 진실로 받아들이면서 다가올 충격에 미쳐 대비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가짜가 넘치고 있는 세상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진실을 알고자 하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의 목적에 맞게 진실을 편집하고 소비하는 존재라고 말합니니다. 그리고 정치인, 경영인, 미디어가 만들어낸 진실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맥락, 통계, 예측, 믿음이 뒤섞여 있는 팩트 편집의 전략과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른 역사적인 왜곡의 다양한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똑같은 진실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대중을 현혹할 수 있고 현혹시키는 주체의 입맛에 맞게 편집될 수 있습니다. 만들어진 진실을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지, 진실을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나와 사회와 국가를 위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이 책이 말해줍니다. 진실을 편집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상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라성 같은 21명의 필자가 전하는
영원히 뜨거울 시인 김수영 추모

『시는 나의 닻이다』 창비, 2018

김수영 시인에 대해서 잘 모르던 제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서울시 도봉구에 설립되어 있는 김수영 문학관을 우연히 가보게 된 후였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과 4.19, 5.16을 거치는 험난한 시절을 겪었을 때의 그의 거침없는 ‘사랑’과 ‘자유’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거침없는 문장은 수많은 논쟁을 일으켰고 작고한 후에도 계속 되고 있는 시인입니다. 이렇게 한국문학사에서 여전히 살아 있고 영원히 뜨거울 시인 김수영. 김수영 시인 작고 50주기를 추모하며 그의 문학과 절실하게 마주쳤고 끝내 헤어질 수 없었음을 고백하는 후배 문인들의 헌정 산문집이 출간되었습니다.

김수영의 삶과 문학을 그 어느 때보다 더 생생한 증언으로 회고한 백낙청·염무웅의 특별대담을 필두로, 김수영과 동시대를 호흡했던 이어령·김병익 평론가를 비롯한 황석영 김정환 임우기 나희덕 최정례 등의 원로·중견 문인부터 심보선 송경동 하재연 신철규 등의 젊은 작가들, 김상환 김종엽 김동규 등의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학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21명의 기라성 같은 필자들이 김수영을 만나고 사유했던 깊고 뜨겁고 때로는 애잔하기까지 한 순간을 담은 책입니다.

개인이 아닌 협력속에서
창조적 성과가 나온다

『둘의 힘』 반비, 2018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창조성(Creativity)에 대해 연구하던 저자 죠수아 울프 솅크는 창조성이 어떻게 작동하게 되는지 면밀하게 관찰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창조성이란 한 개인의 내부에 숨어 있는 재능이 아니라는 겁니다.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깊고 의미 있는 관계가 맺어질 때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어떤 힘이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지요. 우

리는 ‘고독한 천재’에 대한 집착이 있습니다. 왠지 천재는 외로운 사람인 것 같고, 혼자의 고뇌와 역경 속에서 그 천재성이 드러난다고 믿는 것 말입니다. 특히 서구 근대 사회에서의 이런 집착은 매우 뿌리가 깊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렇듯 ‘협력’을 통해 창조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법칙을 다양한 분야의 두 명을 소개하면서 설명합니다. 존 레논과 폴 메카트니,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반 고흐,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앙리 마티스와 파블로 피카소,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두 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