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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살 치과의사 “4不만 지키면 장수”

유양석 원장, 현직 개원의 ‘최고령 타이틀’
건강 비결은 과음·과식·과로·과욕하지 않기


‘백세인생’을 사는 요즘, 아흔이 넘어서까지 한 직업을 계속해낼 수 있을까.


40년 넘게 유양석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올해 93세의 유양석 원장이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개원가 원장들의 가장 큰 고민일‘오랜 기간 한 치과를 유지한 비법’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현직 최고령 치과의사인 그를 찾아갔다.

유양석 원장이 운영하는 치과는 경복궁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큰 간판이 가득한 거리,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작은 간판만이 그의 치과를 알리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3층에 위치한 치과를 유 원장은 하루에도 수차례 오르내리며 건강을 자랑하고 있었다. 치과에 들어서면 마치 옛날 드라마 세트장 같은 내부가 펼쳐진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인테리어에 정신이 팔린 사이 진료실에서 나온 유양석 원장이 기자를 반겼다. 진지한 눈빛과 열정 가득한 모습이 나이를 무색케 했다.

그에게 수십차례 들었을 ‘오랜 기간 치과의사를 하게 된 비법’에 대해 물었다. 특별한 비법이 없다는 그에게 몇 번을 물어 들은 대답은 ‘4不’이다. 유 원장은 4不에  대해 “과하게 먹지 말고(과식), 과하게 마시지 말고(과음), 과하게 진료 보지 말고(과로), 과하게 욕심부리지 않으면(과욕) 된다”고 설명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과로’. 그는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치과의사들이 일을 과하게 하다 쓰러지는 경우가 참 많다. 돈보다 중요한 건 건강”이라고 조언했다. 흔한 손떨림 하나 없는 그의 건강 비결은 규칙적인 생활로, 매일 같은 시간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3층 건물을 오르내린다. 이런 규칙적인 생활은 4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킨 비결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진 않았지만 살아가는 방식에서도 비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8일 유 원장이 달력을 보더니 “오늘이 이발데이”라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28일을 이발데이로 정해 주기적으로 이발을 한다. 사진을 찍자는 기자의 말엔 “오늘 옷이 별론데…”라며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여느 젊은 사람처럼 자신을 가꾸는 그는 입맛까지도 젊었다. 기자가 제안한 점심에 유 원장이 고른 메뉴는 이탈리아 음식. 그는 자신이 말한 ‘4不’처럼 식사를 과하게 하지 않았다.

이처럼 외모를 가꾸고 새로운 음식에도 거리낌 없는 유 원장은 일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배운다. 꼬박꼬박 치과계 신문을 보며 새로운 보철재료와 치료법을 배운다. 그와 함께 14년을 일한 치과위생사는 “‘한 번 써보자’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세요”라고 귀띔했다. 유 원장이 배움을 놓지 않는 이유는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했던 습관 때문이다. 군 복무를 무려 17년이나 했다는 그는 복무 시절 치의학을 배우러 떠난 단기 유학 한 번을 추가 복무 5년과 맞바꿔야 했다. 이렇게 세 차례 유학을 다녀오니 어느새 복무 기간이 15년으로 늘었다. 복무를 17년이나 했다면 억울했을 법도 한데 그는 그 시절을 자신의 전성기라고 설명한다. 군 시절 지식을 배우고, 후배들에게 가르쳤던 기억이 그에겐 가장 자랑스러운 자산이다. 그런 그가 지금까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작년 말 유 원장에게 진료 중단의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최근 들어 침침해진 눈 때문이다. 아직도 치과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지만 이로 인해 상황에 따라 다른 치과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유 원장은 “할 수 있는 진료엔 최선을 다하고, 하기 어려운 진료엔 다른 곳을 추천해주는 게 맞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앞으로 계획을 묻자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고마울 뿐이다. 꼭 치료가 아니라도 어떻게 치아를 관리하라 조언할 수 있다면 그게 의사가 해야 할 일 아니겠나. 할 수 있는 데까진 계속 치과를 운영할 생각”이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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