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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치과의사들을 위한 알기 쉬운 심리 이야기<1>

이번호 부터 이지연 상담심리학교수(한국외대 교육대학원)가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소재로 ‘치과의사들을 위한 알기 쉬운 심리 이야기’를 매월 2회 연재합니다<편집자주>.

누가 치과의사를 고고한 직업이라 했던가.
멀고 먼 옛날 그런 설화가 있었다고 구전으로 내려오기는 하나, 현재의 치과의사는 극한직업임이 분명하다.

치과에 오는 환자들은 애초에 기분이 좋지 않다.
스케일링을 받으러 왔건 극심한 치통때문에 왔건 일단은 불편감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을 안고 오기 때문에 이미 약간의 긴장감과 살짝의 짜증이 나 있는 상태인터라 치료과정에서 조금만 불편감이 추가되어도 쉽게 컴플레인을 할 수 있다.

오죽하면 dental anxiety 라는 용어가 있으랴. 치과에 가는 것은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압박당하거나, 주사를 맞거나, 혈액의 맛을 느끼며 뱉어내거나, 혹은 내 입안에서 나오는 혈액을 직접 보거나,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사적인 공간을 침범당하는 것과 같은 두려움을 유발한다. 엄마이외에 다른 타인에게 내 입을 활짝 열어 보이는 일은 필시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치과 분야에서 심리학자들이 보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로 dental anxiety를 들 수 있는데, 성인의 거의 절반이 치과 관련 두려움을 최소한 보통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5~10%는 이로 인해 치과 진료를 피한다 (Cameron L. Randall, 2014). Dental anxiety가 심할 경우에는 치과 진료를 피하게 되고 이는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어 이후 피치 못할 치과진료에 더 큰 고통을 느끼게 하여 치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을 강화시키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치과 불안은 일반적으로 바늘, 스케일링과 같은 치과기구를 사용하는 소리, 치과 환경과 같은 특정 트리거와 관련 될 수도 있고 신뢰의 문제와 관련되기도 한다.

이처럼 심리학적인 측면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치대 훈련 과정에 의사 소통 및 행동 과학을 커리큘럼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예를 들어, Stony Brook School of Dental Medicine). 이러한 훈련에서 강조점은 다양한 의사 소통 스타일을 적응시키는 전략 (예를 들어, 소아과 및 노인 환자들과 의사 소통함에 있어서 자율성과 독립성에 관한 문제), 인식 재구성 및 정서적 조절을 통한 인지 - 행동적 중재, 이완 요법, 약물 치료, 점진적 노출 등을 포함한다. 인지 행동적 접근법은 약물로  환자를 진정시키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또한 약을 복용한 후 회복하는데 몇 시간이 걸리므로 집에 돌아가서 정상적인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더 효율적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누군가의 불안을 다루는 일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더구나 치과의사들은 불안해하는 환자의 치아건강까지 살펴야 한다. 이러한 고충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비용이 많이 나오면 어쩌나 하는  불신의 눈초리나 환자의 클레임을 접하기 일쑤다. 이런 고충을 치과의사가 아닌 다른 업종의 친구나 지인들에게 얘기해봤자 배부른 소리 한다는 핀잔만 돌아올 뿐, 마음 둘 데가 없으니 극한직업이라 감히 칭해본다.  평소와 달리 짜증이 솟구치고 쉽게 화를 내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이는 스스로의 마음을 돌봐야 한다는 신호다. 감수하시겠습니까? 필요할 때에 도움의 손을 내밀 수 있는 것은 용기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지연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학과 부교수
Licensed Psychologist (NY: U.S.A.)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센터장
한국상담심리학회 대외협력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