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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면허 철밥통이냐” 부정적 여론 확산 우려

의료인 일탈에 의사면허 취소 법안 잇단 발의
의료계 이중규제 반발 “의료인단체 징계권 부여를”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법무사 같은 전문직은 물론, 교사 등 공무원은 금고 이상 처벌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되거나 직업을 잃는데 의사는 어떤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징역 등 죗값만 치르면 다시 의사로 일할 수 있다니 ‘특권’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환자 사망 등 수차례 위중한 의료사고를 내고도 수사 및 재판 중 병원을 옮겨 다니며 진료를 하는가 하면, 수면 내시경을 받으러 온 여성 환자를 전신마취한 후 성폭행한 의사가 징역 집행 후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등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사건이 지속되자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치과도 예외는 아니다. 과도한 이벤트를 통해 환자를 끌어 모은 후 진료를 중단해 수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투명치과 사건을 비롯해, 상식을 벗어난 과잉진료와 비도덕적 진료를 해오다 최근 공중파를 통해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상을 경악케 한 추 모 원장 사례 등 치과의사의 일탈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특히 투명치과를 운영해 온 강 모 원장은 현재 사기 진료로 경찰 수사 중임에도 최근 병원이름과 장소를 바꿔 또 다시 치과를 개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해자들이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강 모 원장은 지난 2001년에도 양악전문 치과를 운영하다 폐업해 환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전적이 있어 상습적인 ‘먹튀 진료’로 비난 받아 왔다. 

# 성폭행, 먹튀 진료 의사면허는 ‘멀쩡’

이처럼 위중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의사면허가 유지 되거나 면허박탈 후에 재발급 받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면서 “‘의사면허=철밥통’이냐”는 부정적인 기류가 국민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사면허 박탈과 재개원 금지법 제정’에 대한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같은 여론에 힘입어 최근에는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의사의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의사면허를 ‘취소’ 하도록 하는 입법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6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가 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 면허 취소뿐만 아니라 의료인의 성명·위반행위·처분내용 등을 공표토록 규정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앞서 손금주·장정숙·윤일규·인재근 의원 등도 현행 보건의료 관련 범죄뿐만 아니라 모든 범죄에 대해 면허취소 범위를 확대하고, 면허 재교부 기간을 늘리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법안들을 줄줄이 발의한 상태다.

현재는 허위 진단서 작성, 업무상 비밀 누설, 마약류 관리법 위반, 진료비 부당 청구, 면허증 대여, 제약·의료기기 회사 리베이트 등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형’을 받은 경우에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과거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이상 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의사면허가 정지됐지만 의사들의 적극적인 진료를 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지난 2000년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

이밖에는 의료 행위와 관계없는 경우, 어떤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죄 값’만 치르면 의사면허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또한 의료법에 의거해 의사면허가 취소 됐더라도 사안에 따라 최소 1~3년 정도 후면 ‘의사면허 재교부 신청’이 가능하다.

때문에 비위 행위 적발 시 의사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강력 범죄에도 면허가 취소되지 않는 유일한 전문직이 의사다. 의사가 사체를 유기하거나 살인을 저질러도 의사면허를 취소할 방법이 없다”며 국회 입법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법무사, 세무사 등은 관련법에 따라 금고 이상 형사 처분을 받으면 면허가 정지 혹은 취소된다. 교사 등 공무원도 금고 이상 처벌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되거나 직업을 잃는다.

# 독립면허관리기구 설립
   자정작용 역할 강화가 먼저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의료계는 이미 현행 ‘의료법 제 66조 1항 1호’ 의료인의 윤리와 관련한 조항을 통해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1년 이내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중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독립된 면허관리 기구’를 설립하고, 의료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함으로써 의료계 스스로가 자정작용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먼저”라며 비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잇단 의원 발의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