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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신 것이 정말 진실입니까?

시론

경제가 바닥이다.’ ‘최저임금인상이 나라의 경제를 흔들고 있다.’ ‘일본방사능식품이 우리 밥상에 암을 만들고 있다.’ 광우병 때도 그랬고 신종독감과 메르스 때도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예전보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어느 것이 진짜 정보인지 사실인지 판단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내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을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것 즉, 정보의 객관성과는 상관없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합니다.
 

믿고 싶은 이야기라면 우리는 대개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또한 반대되는 증거들을 무시합니다.

가끔 TV에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암을 고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운동과 식이요법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일까요? 그 외에도 스스로 암을 고쳤다는 사람들은 꽤 많이 있습니다. 산에 들어가 명상을 한 사람, 생식을 한 사람, 특정 약초를 다린 물을 먹은 사람, 그런 사람들을 보고 요가를 하고 명상을 하며 특정 제품을 구매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증례들이 존재한다면 암을 스스로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일까요? 하지만, 검증과정을 거친 결과는 이런 증례들이 처음부터 오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온 세상에 퍼뜨리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그저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며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새롭고 특이한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이야기를 믿고 또 전파합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흥밋거리가 되지 못하지만 그 것이 바로 사실입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치과의사의 말보다는 블로그에 써진 치아미백에 특효라는 솔방울을 달인 물 이야기나 수십 년간 치약만을 연구해 개발했다고 하는 잇몸을 강하게 만든다는 치약이 팔려나가는 이유가 바로 이런 확증편향의 오류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야기들을 뒷바침 하는 자료들은 중요할까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료 자체가 결코 근거(evidence)가 될 수는 없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Wharton) 경영대학 교수 James Emshoff와 Ian Mitroff는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들의 전략 수립 과정을 연구하면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많은 대기업의 경영자들이 자신들이 이미 수립한 전략을 지지해주는 자료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신 정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바로 이런 이유로 그런 전략의 대부분이 큰 실패로 끝났다는 것입니다.
 

만일 어떠한 이야기가 믿고 싶다면 그 것이 정치, 경제이건 혹은 임상에서의 신기술이건 그 믿고 싶은 이론에 반대의견을 스스로 만들어 보십시오. 자신이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믿는 것이 진실을 만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또 내가 생각하기에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야 합니다. 반박하기 위해 듣지 말고 이해하기 위해 들어야 합니다. 내가 그리고 내 생각이 옳다는 확신에서 시작한다면 학습과 발전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로서 의료인으로서 근거를 가진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공유하지 마십시오. 블로그에, 유튜브에 전문가의 이름으로 공유되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Do no harm이라고 했습니다. 근거가 없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은 전염성 을 가지고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해를 입힙니다. 가장 어려운 것을 사전지식이 전무하고 이해가 느린 사람에게 설명할 수는 있지만 가장 단순한 것을 이미 확고한 지식을 가진 똑똑한 사람에게 설명할 수는 없다고 톨스토이는 이야기했습니다.

거짓 정보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의료인으로서 또 전문가로서 근거를 가진 사실 위에서 환자와 만나고 임상에 임하려는 노력은 수없이 노력해도 결코 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창진
미소를만드는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