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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대한민국 의료정의 지키다

1인 1개소법 합헌 이끈 치과계 눈물겨운 승리
탄생부터 헌법소원, 합헌까지 험난한 여로 조명


8월 29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5년 여간의 장고 끝에 1인 1개소법의 ‘합헌’에 손을 들었다. 이번 합헌 결정은 사실상 ‘치과계의 승리’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의료의 지나친 상업화 곧 ‘의료 영리화를 막아 내겠다’는 일념하나로 1인 1개소법을 만들어 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도, 위헌법률심판제청으로 자칫 존폐위기에 놓인 1인 1개소법을 끝까지 지켜낸 것도 바로 치과의사들이기 때문이다.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제33조 제8항, 일명 ‘1인 1개소법’의 탄생 배경서부터 2014년 9월 위헌법률심판 제청 및 헌법소원을 거쳐 2019년 8월 29일 합헌에 이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치과계의 노력을 한눈에 그려봤다.
 

2011년 12월 29일 개정된 의료법 제33조 제8항, 일명 ‘1인 1개소법’은 기존 의료법을 강화해 재탄생한 법이다.  

의료법 개정 전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제33조 8항)’는 조항을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한다’로 개정하고, 의료법 4조 2항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해 그 의미를 강화했다.

해당 법 개정의 ‘단초’가 된 것은 지난 2003년 10월 대법원의 판결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동업 형태의 병원을 열어 다른 병원의 ‘경영’에만 참여하고 진료를 하지 않으면 의료기관 중복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후 보건의료계는 일대 ‘파란’이 일기 시작했다.

해당 판결직후 소규모로 운영되던 네트워크들이 급격히 몸집을 불리며 확장하기 시작했고 특히 치과계의 경우 2000년 당시 3개 지점에 불과했던 유디치과가 120여개 전국망을 갖춘 네트워크로 기업화했다.

하지만 곧바로 환자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인한 과잉진료 양산, 치과의사가 아닌 진료보조인력이 진단 및 치료계획을 독자적으로 수립하는 등 불법적인 운영시스템과 각종 탈법적인 문제점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급기야 치과의사 1인이 전국 120개 치과의 실소유자며 해당 원장이 경영지원 회사를 설립해 120여개 치과의 수익을 빼가고 각 지점의 원장들은 명의만 대여해 주는 ‘바지원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시기 유디치과 시스템을 차용해 경영과 수익에만 몰두하는 ‘짝퉁’ 네트워크 치과들까지 확산되면서 치과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치협은 불법 의료기관 대응 TF 팀을 가동해 해당 네트워크의 불법적인 요소를 수집해 사법당국에 지속적으로 고소 고발 했다. 하지만 사법당국은 2003년 10월 판례를 근거로 ‘경영관리를 위탁한 것’만으로는 각 지점의 개설 명의자인 치과의사를 피의자가 고용했다고 볼 수 없고 피의자 역시 다른 의료기관에서 직접 진료한다는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 불법 네트워크 차단 1인 1개소법 탄생

치협은 지속적인 고발에도 진척이 없자 의료법 개정을 위한 국회 입법 발의에 발 벗고 나섰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법이 바로 의료법 33조 8항, ‘1인 1개소법’(양승조 의원 개정 입법발의)으로 지난 2011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듬해 8월부터 시행됐다.

해당 법안의 시행으로 여세가 약화되고, 1인 1개소법 위반으로 기소돼 건보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환수 조치 등이 내려지자 의료계 비뇨기과 네트워크인 맨 남성의원, 척추전문 네트워크인 튼튼병원 등이 2014년 33조 8항의 ‘운영’ 부분, 4조 2항 및 처벌과 관련된 87조 1항 등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및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해 1인 1개소법의 무력화에 나섰다. 유디 역시 이를 측면에서 적극 지원했다. 
 


연구통해 논리 마련 1인시위 서명운동 토론회 국회입법추진까지

할수 있는 것은 다해 간절함 “통했다”

김철수 회장 “합헌판결 실효성 확보 보완 입법 계속 추진”

#위헌제청 등 1인 1개소법 무력화 시도

치협 및 전국 지부에서는 즉각 성명을 내고 합헌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해당 법안을 만드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던 치협 김세영 고문을 중심으로 2015년 10월 2일부터 헌재 정문앞 1인 시위가 시작됐다. 

2016월 3월 10일 공개변론이 진행됐고 헌재 판결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예측 됐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굵직한 사건들에 밀려 헌재 판결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1인 1개소법 수호와 더불어 보완 및 대체 입법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 9월 고등법원이 복수의료기관 개설 기관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취소 결정판결을 내리면서 부터다.

치협은 복지부, 건보공단과 공조하며 공동대처에 나섰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을 등을 통해 사무장병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과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의 발의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보류돼 있다 최근에야 빛을 봤다.

# 치과계 끈질긴 사수 노력

2017년 5월 김철수 치협 30대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1인 1개소법 수호를 위한 움직임은 더욱 강화됐다.

김철수 협회장은 5월 2일 취임과 동시에 ‘1인 1개소법 수호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을 열고 1인 1개소법 수호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치협 1인 1개소법 사수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훈)를 발족해 1인 1개소법 사수에 대한 ‘각론’의 차이로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고 헌재 앞 1인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실었다.

2017년 8월 20일 서울역 광장에서 ‘의료인 1인 1개소법 수호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및 결의대회’를 주도하고 같은해 11월에 국회토론회를 통해 합헌의 당위성과 보완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헌재에 총 4차례에 걸쳐 8만 1000부 가량의 서명지를 최종 전달했다.

특히 2018년 1월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4조 2항과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제33조 8항의 위반에 따른 유디치과의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자 보완입법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올해 5월 30일 건보공단이 1인 1개소법 위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처분 혹은 지급정지 했던 3가지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모두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1인 1개소법 헌재 판결에까지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부정적 기류가 흘렀다.

해당 판결은 1인 1개소법을 위반한 의료인의 경우도 일반인이 개설한 사무장병원과 동일 선상에서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조치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판결이었기 때문이다.

# 대체보완입법 물밑 준비도

치협 30대 집행부는 하지만 패소 판결에도 전혀 흔들림 없이 1인 1개소법 위반에 따른 실질적인 처벌을 가하기 위한 보완입법을 소리 없이 물밑으로 추진하면서 헌재의 판결을 예의 주시해왔다. 해당 법안은 조만간 입법 발의를 앞두고 있다.

1인 1개소법의 헌법적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전방위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치과의료정책연구원(원장 민경호·이하 정책연구원)에 ‘1인 1개소법 위헌심사 기준 및 위헌성에 대한 연구(이효원 서울대 교수)’를 의뢰해 지난 7월 23일 보건복지부와 헌재에 제출했다. 8월 29일 헌재 합헌 판결을 이틀 앞둔 27일에는 정책연구원 주최로 정책포럼을 열고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1인1개소법의 헌법적 당위성’에 끝까지 힘을 실었다.

# 29일 합헌 판결 끝 아닌 시작

드디어 8월 29일 결전이 날이 밝아 왔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1인 1개소법의 합헌 결정을 내렸고 치과 의료계는 환호했다. 1인 1개소법을 지켜내기 위한 5년여 간의 지리한 싸움이 종결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4년여간 이어져온 1인 시위도 1428일째로 멈췄다.

김철수 협회장은 29일 헌재 합헌 판결 직후 “이번 판결은 치과 의료계 생태계를 회복해 다시 질서를 되찾아 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치협은 ‘의료인 1인 1개 의료기관 개설’ 조항의 준수와 더불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불법 네트워크 병원’의 실효적인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의료법 및 건강보험법 등의 보완 입법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1인 1개소법 탄생부터 위헌제청 합헌까지 주요경과

2003.10  ‘동업 형태로 병원을 열어 다른 병원의 ‘경영’에만 참여할 경우 의료기관 중복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로 불법 네트워크 우후죽순 난립. 사회적파장 확산.
 

2011.12. 29  의료법 33조 8항, 일명 1인 1개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양승조 의원 개정입법 발의)
 

2014. 9  튼튼병원 1인 1개소법 등 위헌법률심판제청 및 헌법소원 청구
 

2015. 10. 2  김세영 고문 필두 헌법재판소 앞 1인 시위 시작
 

2016. 3. 10  1인 1개소 등 위헌법률심판제청 및 헌법소원 청구에 대한 공개별론 진행
 

2016. 9  고등법원 복수의료기관 개설 기관 요양급여비용 환수 취소 결정판결로 보완, 대체입법 필요성 부각 
 

2017.5.2  김철수 치협 30대 집행부 1인 1개소법 수호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
 

2017.8.20  1인 1개소법 수호100만인 서명운동 및 결의대회
 

2017.11.1  1인 1개소법 수호 국회토론회
 

2018 5.30  건보공단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소송 패소 1인 1개소법 판결 부정 기류
               치협 보완입법 물밑 추진   
 

2019.7.23  치과의료정책연구원  1인 1개소법 위헌심사 기준 및 위헌성 연구 헌재, 보건복지부 제출
 

2019.8.27  정책연구원 주최 정책포럼 개최
 

2019.8.29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1인 1개소법 합헌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