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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천도서-불편한 책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여행과 책은 왠지 잘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여행을 갈 때 책 한권이라도 챙기지 않으면 허전합니다. 휴가지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여유롭게 읽는 즐거움은 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직접 가보지 않더라도 책을 통해 여행지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왕년에는 말이야….’, ‘예전같았으면 너희는….’, ‘내가 한창일 때는 말이야….’ 이런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이 주변에 몇 명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대부분 좋지 않습니다. 물론 그 사람은 예전의 경험을 토대로 노하우를 얘기하고 싶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과거의 경험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속좁은 사람, 꼰대 등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왕년’, ‘과거’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 자신이 모르는 세계에서 예전의 성공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따라서 자신의 과거를 과신할 수 없어 겸손해 집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곧 계속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을 깨우치는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는 이상 성장은 멈추어 버립니다.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것을 알아갈수록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불편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런 책들이 주로 자신의 낯선 모습을 드러내 주기 때문입니다. 읽고 싶은 편한 책을 읽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일부러 불편한 책도 읽어봐야 합니다. 더 이상 성장하기 싫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빌게이츠가 졸업을 앞둔
모든 대학생들에게 선물한 책


『팩트풀니스』 김영사, 2019
빌게이츠는 대학생들에게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매년 추천합니다. 그런데 졸업을 앞둔 미국의 모든 대학생들에게 책을 선물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이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합니다. 바로 한스 로슬링의 이 책입니다. 저자는 의사이자 공중 보건 전문가, 통계학자이기도 합니다. 통계적으로 전 세계인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도 그의 독특한 학문적 배경 때문입니다.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10가지 비합리적 본능(간극, 부정, 직선, 공포, 크기, 일반화, 운명, 단일 관점, 비난, 다급함)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을 ‘느낌’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이기는 팩트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우리의 편견과는 다르게 세상이 날로 진보하고 있음을 사실에 충실한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합니다. 빌게이츠가 사회로 진출하는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왜 선물했는지 마지막 장을 덮으면 알게 됩니다.
  사후 떠오른 문학 천재
다시 읽고 싶은 단편소설


『청소부 매뉴얼』 웅진지식하우스, 2019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였던 책이 번역되어서 나왔습니다. 루시아 벌린 작가. 처음 들어보는 낯선 이름입니다. 미국의 이야기가 쓰여 있는데도 낯선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과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들이 그려지고 있어서입니다. 단편집을 차근차근 읽어내려 가다 보면 주인공이 마치 여기저기 얽혀 있는 듯 보이는 이유는 바로 저자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루시아 벌린은 세 번의 결혼과 이혼, 네 아들의 엄마, 알코올 중독, 척추옆굽이증, 암 등으로 안락한 삶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청소부, 고등학교 교사 등 자신이 직접 경험한 직업에서 만났던 인물들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서 등장합니다. 단편소설이 주는 재미는 읽는 사람 그 누구도 다양한 소설속 주인공 같은 삶을 살고 있거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후 11년 만에 떠오른 문학 천재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애잔하고 위트와 유머, 슬픔 등이 버무려진 수작입니다. 왠지 모르게 다시 한 번 읽게 될 책 같습니다.


마음속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뭘까

 

『수영장의 바닥』 홍익출판사, 2019
가장 처음 저자는 수영장의 아이들이 벌이는 게임을 소개합니다. 이 경기는 수영장에서 물을 박차고 마치 돌고래처럼 몸을 위로 솟구치는 일명 ‘돌핀게임’인데, 가장 높이 오른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지금까지는 아론이 최고의 기록 보유자였지만, 하루는 케빈이 놀랍게도 아론보다 훨씬 높이 박차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 때 케빈은 자신의 몸을 바닥 아래 끝까지 내려간 후 수영장 바닥을 밟고 높이 솟구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케빈의 방식이 게임의 규칙이 되었습니다. 뻔한 범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들과 똑같은 기준에 맞춰가는 요령이 아닌 자신만의 규칙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혜, 마음속 희망을 현실로 구체화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이 책은 전합니다.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그대로 투영해낸 일화들을 읽다 보면, 당신은 스스로를 옥죄었던 한계를 넘는 데 필요한 조언을 발견하게 될 거입니다. 지나치게 자기계발서의 냄새를 풍기지만 그 자체가 이 책의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