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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국제치과종합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시회(2025 PIDEX)

최치원 칼럼

2025년 6월 5일부터 6일까지 평양 조선무역센터에서 ‘제1회 평양국제치과종합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시회(2025 PIDEX)’가 개최된다.


첫날에는 류경치과병원 치과 리민철 과장의 ‘임플란트 수술(상악동 정복 길라잡이)’ 강의가, 둘째 날에는 평양의학대학 치과 원해룡 과장의 ‘임플란트 보철법’ 강의가 이루어진다.


이번 2025 PIDEX에는 북한 치과의사 200여 명과 러시아, 중국, 몽골, 미얀마 등 5개국 외국 치과의사가 참가하여 임플란트 시술과 보철에 관한 최신 지견을 접하는 것은 물론 보건성치과종합병원 미용외과에서 개발한 CAD/CAM/CAS를 이용한 보철물 설계의 직접 시범시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상의 신문기사는 필자가 5년여 북한사업을 하면서 꿈꿔왔던 남북 치과 교류의 희망사업을 예시하여 가상으로 기사를 만들어 본 것인데 독자분들이 허무맹랑한 가정으로 받아들이실 지는 모를 일이다.

 

2025 PIDEX에서 북한 치과의사 연자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케이스와 논문을 바탕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치과의사들에게 최신 임플란트 강의 및 실연(Live Surgery)이 펼쳐지기를 고대하며 글을 시작해본다.

 

만약 남북관계가 해빙무드로 진입해 조만간 남한 치과의사들이 북한에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허가가 된다면 당장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혹시 치과대학 재학 중 선배님들을 따라 무의촌 치과 진료봉사에 나섰던 추억과 경험을 반추하면서 북한 인민들에게 무의촌, 무료봉사 개념의 치과 의술 베풀기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사고의 수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되어 있지만 남한 치과의사면허가 북한에서 통용되지 않는 이유는 국제법상 남한과 북한은 서로 다른 법체계를 가지는 독립된 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남한 치과의사들이 북한에 들어가 북한 인민들을 진료하는 것은 인정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 치과의사들이 북한인민들을 직접 진료할 수 있도록 남한의 선진화된 치과의료기술과 치과기자재, 치과재료들의 사용법을 전수해주는 쪽으로 정부와 민간단체, 치과계가 정책적 공유를 이루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만 있다면 그 파급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향후 남북한 치과계 교류가 이루어질 경우 ‘남북학술교류와 기술이전’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하고, 가능한 한 북한인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자진료’에 중심을 두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북한사업은 ‘통일사업’과 ‘제3세계 개발지원사업’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 정부 역시 북한사업을 통일사업의 관점을 벗어나 국제화시대에 걸맞은 거버넌스(governance)로서 제3세계 개발지원사업의 역할을 해내도록 정책방향을 잡고 있는 바, 남한 치과계 역시 이에 부응하는 정책제안으로 화답을 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보인다.

 

현재 제3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개발지원사업은 이미 직접적인 물자지원에서 개발지원으로 옮겨가고 있고 지속가능한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세계적인 사업추세가 되었다.

 

개발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의한 독점적 공급이 아니라 반드시 정부와 민간, 시장, 비영리부문 등 다양한 세력과 조직의 참여로 인한 상호작용이 동태적 연계망이나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져야 극대화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치과계에는 북한사업에 대해 남한 치과계의 올바른 역할과 비중, 참여의 당위성을 정부와 민간단체를 상대로 꾸준히 설득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남구협)가 있다.

 

 2006년 발족된 범치과계 단체로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 치과기자재 관계자가 유기적 협력을 통해 대북 구강보건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조직력과 경험을 겸비한 실행단체인 만큼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 지지를 부탁드리며 글을 맺는다.

 

북한 치과의사가 연자로 나서는 국제치과종합학술대회에서, 남한의 치과기자재업체가 대거 참석하는 평양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에서 남북한 치과계 모두 윈윈(win-win)하는 날을 상상해보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