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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소리굽쇠에 대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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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만 맞추면 아무리 단단해 보이는 것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리듬 1.  일정한 박자나 규칙에 의한 음의 장단, 강약 따위의 흐름.
        2.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현상.

 

 

치과의사 면허증을 손에 쥔 지 30년! 많은 환자와 인연을 맺었고 그 인연 중에는 좋은 인연도 좋지 않았던 인연들도 있었다.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진료 과정과 진료를 마치고 환자분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였을 때 갈등이 폭발 한다.


“자녀들이 어려운 살림에 조금씩 모아 틀니를 했는데 김치도 씹기 힘들다. 당신이 틀니 잘못 만들었으니 돈을 내주든지? 다시 틀니를 만들어 주든지.”


개업 초기에는 불만을 인정하면 나의 무능을 인정하는 것 같아 환자분의 모든 말에 나의 주장만 늘어놓았다. 시간이 흐르면 환자분께서는 치과에 오는 것도 귀찮고 틀니에 적응이 되시는지 오시는 횟수가 줄어든다. 틀니가 불편한 것이 모두 나의 잘못이라는 생각에 임상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임상 실력 못지않게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간관계와  심리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의 영향인지 개업 연수가 늘어 가면서 치료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환자분의 감정을 같이 느껴보려 노력하였다. 자녀들의 도움으로 비싼 돈을 지불하고 치료받은 틀니를 끼고 자녀들 앞에서 식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런 원인을 제공한 의사에 대한 원망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지금은 치료 전에 틀니를 제작하였을 때 장단점과 적응에 대해 많은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2차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또한 환자분이 불만을 말하면 그분의 입장을 공감하며 마음에 리듬을 맞추어 준다. 마음에 리듬을 맞추면 서로의 표정이 밝아진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때까지 감정에 리듬을 맞추며 기다린다.


환자: 틀니를 하고 김치도 못 먹어요.


나 : 그렇죠 틀니를 하고 바로 김치에 따뜻한 밥 드시고 싶으셨죠.


환자 : 그러니 다시 틀니 만들어 주든지 돈 돌려줘 다른 데서 하게….


나 : 틀니를 다시 만들어 주면 괜찮으시겠어요?


환자 : 당신이 잘 못 만들었으니 다시 만들어 줘야지.


말에 맞장구를 치다보면 어느 순간 환자분께서 내 말을 들으실 준비가 되어간다. 말씀이 끝나갈 무렵 환자분의 불편한 증상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린다. 그리고 치료 과정에서 가지셨던 서운한 마음에 대해 사과한다. 좋은 의도로 하였던 행동들이 환자분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겠네요. 앞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다른 환자분께는 오해가 없도록 조심하겠다고 말씀드린다. 그리고 나에게 가르침을 준 것에 감사드린다. 서로의 감정이 통하면 틀니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응 하려고 노력하신다. 틀니 자체 문제도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서운하였던 마음이 틀니가 그냥 싫어진 경우도 보았다.


오늘 소개할 김상운 작가가 쓴 책 ‘리듬’에는 면허증을 따고 30년 동안 공부하였던 인간관계와 심리에 대해 잘 정리돼 있다. 책의 저자인 김상운은 20만 독자의 머리와 가슴을 함께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왓칭’의 저자이다. 저자는 상대방 입장을 이해해주고 상대방의 감정에 리듬을 맞추고, 상대의 의견을 먼저 존중해주며, 상대방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주의 깊게 생각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내 의견을 주장하고, 상황에 대처를 하면 불가능한 관계도 쉽게 풀린다고 말한다.


2011년 7월 5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약 10분(!)간 39층 테크노마트 강변역 본점 사무동에서 원인을 알 수가 없는 강한 진동이 발생하여 사무동 내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당국의 조사 결과 건물마다 고유한 자기 진동주기(2.7헤르츠)가 있는데 12층 피트니스 센터에서 쿵쿵 박자를 맞춰 집단 뜀뛰기(태보)가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태보의 진동수가 정확하게 2.7 헤르츠였다. 외부에서 가해진 힘이 그 고유 진동수하고 일치하게 되면 공진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진동한다. 각기 진동의 크기와 진동수가 다를 뿐 우주만물은 고유의 진동수, 주파수(리듬)가 있다. 생각에도 리듬이 있다는 사실은 뇌파 측정기에 그려지는 뇌파의 리듬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분노할 때의 뇌파, 평화로울 때의 뇌파, 증오할 때의 뇌파가 각기 다른 뇌파(리듬)를 그려낸다. 아인슈타인은 “생각은 에너지 덩어리”라고 말했다. 에너지 덩어리는 진동하기 마련이고 진동하면 리듬이 생긴다. 주파수가 비슷한 리듬은 서로 끌어당긴다. 그래서 리듬만 맞추면 아무리 단단해 보이는 것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마어마한 고층 건물도, 육중한 다리도, 빈틈없이 보이는 사람의 마음도 리듬만 맞추면 어김없이 흔들린다. 
      
“그런데 내 리듬은 누가 맞추어주지?” 

“나는 항상 타인의 리듬만 맞추어 주고 살아야 하나?”


그래서 스스로 리듬을 맞추기 위해 나를 찾는 여행을 하고 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