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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의 시드머니(Seed money)

최치원 칼럼

치과의사들이 고소득 전문직에 사회지도층 인사라는 얘기는 신문과 방송에서 수도 없이 들어왔던터라 이제는 고유명사화 되어 등식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함께 치과의사에게 보다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것 또한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렇기에 탈세와 사회적 일탈행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 중 유독 치과의사에게는 ‘두꺼운 돋보기’를 들이대는 언론보도가 이제는 생소하지도 않다.

 

고소득전문가의 수입액 통계발표에서 그동안 상위에 랭크되어 왔던 치과의사들은 일반 국민들로부터 존경보다는 ‘국가가 인정한 도둑’이라는 누명을 감내하느라 억울하기 그지없었지만, 수많은 젊은이들의 장래 희망 직종으로, 결혼상대자로 치과의사의 인기가 여전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실에서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한 ‘전문직 종사자의 월평균 보수’를 보면, 치과의사의 월평균 보수가 1700만 원으로 썩 나쁘지 않은 성적표가 공개되었다.


대형마트에서 지나가는 옆 사람 카트 속 물건을 곁눈질하며 자기와 비교해 보는 심리마냥 많은 치과의사들은 이번에 발표된 치과의사 월평균 보수 1700만 원을 기준 삼아 본인의 수입에 대입시켜 보았을 것이다.
월평균 보수가 1700만 원을 상회하는 치과의사들은 은근히 뿌듯함을, 평균치를 밑도는 치과의사들은 엉터리 통계로 단정 지으면서도 무의미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이번 자료는 그 평가대상이 ‘최근 5년간 개인사업자로 신고한 고소득 전문직’인 것으로 보아 치과의원 사업자등록증을 가지고 있는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나온 평균치이므로 신뢰할 만한 자료임에는 분명하고 치과의사의 현주소이다.

 

치과의사 공급과잉과 과잉경쟁의 산물로 수입 하락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치과의사가 과잉이라더니 아직은 먹고살 만한가 보네 라는 분석이 있을 수 있다.


필자가 추측건데 치과의원 수입의 양극화에 따른 평균 1700만 원이 현실이지만, 1700만 원을 평균으로 통보받은 치과의사들마다 체감치가 상이하여 서로 다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치과의사가 진료를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여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현실이 안된다면, 서둘러 타협점을 찾는 것이 고소득전문가로 내비쳐졌던 치과의사 이미지를 영향력 있는 사회지도층 인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보험수가 인상, 카드수수료 인하, 치과의사 정원감축, 치과 진료 보조인력 구인난 해소 등을 정책적 타협점이라고 한다면, 진료의 총량에 비례하는 치과의사의 희생을 얼마만큼 감당할 지에 대해서는 진료실 내에서 개인적인 타협점을 스스로 찾아내야만 한다.

 

진료실 내에서 전전긍긍하는 치과의사의 삶이 바뀌려면 가족과 사회, 특히 나 자신의 희생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진료실 내에서 타협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치과의사들이 치과진료를 통해 재산불리기에 나선다면 결국 불행한 치과의사로 살아갈 것이라고 단정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일반인에 비해 시드머니(seed money)를 마련하기에는 비교적 용이한 직업이지만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직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선서’에 보면, ‘의술은 환자를 살리는 데만 쓰겠다. 환자에 대한 비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구절을 필자가 다음과 같이 자유로이 의역을 해 봄으로써 억지 결론에 갈음한다.


내가 익힌 치과의술은 환자를 진료하는 데만 사용하며 비밀을 반드시 지키겠다.

아울러 환자로부터 얻은 투자정보(부동산, 주식 등) 또한 비밀을 반드시 지키겠다.(^^ㅎ)

 

평생 볼 환자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