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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자

황충주 칼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유행성 질환인 폐렴이 2019년 12월 발병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야생동물을 먹고 위생 생활이 열악한 사람들의 국한된 얘기인 줄 알았다.

 

2020년 1월 20일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최초의 감염자로 확진된 이후, 1월 27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수준으로 격상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이후 2월 17일까지 확진 환자는 30명 수준으로 소강상태를 보여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조만간 종식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월 20일 대구·경북 지방을 중심으로 특정 종교 집단을 통해 #31 감염자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WHO에서는 코로나19가 전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하자 1월 30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3월 11일에는 감염병 세계 유행(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감염방지를 위해 많은 나라가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도시 봉쇄 등 강력한 조치를 하고 있지만 넘쳐나는 확진자와 사망자로 인해 환자를 제대로 진단이나 치료를 못 해주는 의료 붕괴가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5월 4일 기준으로 확진 환자 1만801명 사망자 252명이고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10명 내외로 줄어들면서 큰불은 잡은 것으로 생각된다.

 

외국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여건상 34만 명 정도의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만 명대로 줄이고 치사율을 낮춘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벤치마킹의 모델로 찬사를 듣게 만든 일등 공신은 조기 검사와 격리조치, 동선 추적 등이 이루어지고 최상의 진료를 저렴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건강보험체계라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배경에는 우수한 의료인의 지대한 역할과 낮은 의료수가를 견뎌내는 의료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본격화한 올해 2, 3월에 취업상태로 있다가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12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은 직장이 문을 닫거나 정리 해고를 당하는 등 스스로 원치 않은 이유로 일을 그만둬야 했다. 추후 실직 가능성이 큰 일시 휴직자가 대폭 늘어난 점까지 생각하면 코로나 발 고용 쇼크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업이 본격화되면서 3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8932억 원으로 역대 최고였으며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만1000명(24.8%) 증가했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다수는 개인병원 등 보건·복지업이 3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하며 의사협회에선 약 35%의 병원 매출 감소를 보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재 상황을 대공황에 빗대 ‘대봉쇄(Great Lockdown)’로 표현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이 내년까지 9조 달러(약 1경 966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고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가 조만간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우며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까지는 2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2차 대유행을 대비해야 하며 감염병은 몇 년 주기로 끊임없이 찾아와 괴롭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방역과 소독, 마스크 쓰기가 일상이 되고, 재택근무, 배달 음식,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고, 온라인수업, 화상회의가 자리를 잡고 원격진료와 처방의 타당성이 논의되면서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 세상에서 온라인 세상으로 이동하는 것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


우린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과 답답함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이젠 코로나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 경제 상황에 민감한 치과에서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고 병원 감염방지와 기구 소독에 대한 지출 비용 또한 늘어날 것이다. 줄어든 매출에 대처할 경영개선안 등을 마련해야 하지만 광고와 홍보는 의료법안에서 이뤄져야 하고 윤리적으로 합당해야 한다. 내원 환자의 수가 줄었다면, 더 많은 설명과 관심을 가질 기회로 삼고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여 만족도를 높여줘야 한다.

 

바빠서 평소에 못 했던 환자 관리와 자료의 정리나 직원 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병원 이미지 개선과 차별화로 도약의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바쁘게 살던 우리에게 잠시 멈춤이란 익숙지 않지만 나 자신의 내면과 건강을 돌아보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며,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중세 시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한 흑사병의 충격은 역설적으로 사회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고, 과학과 문화를 꽃피운 르네상스 시대를 재촉했다고 한다.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며 분명 코로나 이후 세상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 시기는 위기이자 기회이며 우리는 그때를 준비하고 대비하며 치밀한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