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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추천도서 - 기록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집안의 벽 낙서 때문에 아이를 혼내고, 그걸 힘들게 없애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색연필이나 펜을 쥐여주면 낙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작은 종이에 끄적이는 건 성에 차지 않았나 봅니다. 때론 손편지에 맘이 설레기도 하고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얼마나 지웠다가 썼다를 반복했는지.

 

나이가 들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메모는 필수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각종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평생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한 기록은 남겨져 역사가 됩니다. 개인의 역사가 되기도 하고 한 나라의 역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사실을 기록한다고만 해서 역사가 되지는 않습니다. 사실을 잘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역사가 됩니다. 기록에는 기술이 필요하고 학문적 깊이와 예술적인 경지가 때로는 요구되기도 합니다.

 

수많은 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책에 기록된 수많은 이야기는 그 무게감과 가치의 차이는 있지만, 인류의 역사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엮어져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잘 전달하고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많은 책이 우리 주변에 늘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기록에 가치를 더하고 싶다면 다른 기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과
최고 권력자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미래의창, 2020


질병에 대한 기록이야말로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에 관심이 많은 요즘 읽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의 싸움이 늘 함께했습니다.

 

페스트, 천연두, 콜레라와 같이 무시무시한 병이 시간이 지나면서 원인이 밝혀지고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인류는 어느 정도 질병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전염병은 늘 우리 앞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독감, 에이즈 역시 아직도 완전한 예방과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질병은 국경을 아무리 폐쇄해도 그걸 넘고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습니다. 노숙자부터 최고 권력자까지 모두 찾아갑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희생자를 낸 전염병은 뭘까요? 페스트, 콜레라, 스페인 독감 등이 떠오르겠지만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병은 ‘결핵’이라고 합니다.

 

200년 동안 약 10억 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질병은 수많은 생명을 위협하면서 역사에 영향을 미쳤지만 그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의 건강과 생명을 앗아감으로써 역사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현대사에 큰 변화를 주고 있는 것처럼 역사 속에 기록되어 있는 질병을 돌아보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의미가 있고 또 재미도 있습니다.

 

 

작고 가까운 것에서
큰 변화의 힘을 읽어내는 법

『숨은 혁신 찾기』 토마토, 2020


딱딱한 마케팅을 재미있고 쉽게 우리에게 알려주었던 <마케팅 리스타트>의 저자 안병민 님의 새로운 책입니다. ‘혁신’이라는 또 다른 부담스럽고 무거운 단어를 책 제목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게감이 어떻게 줄여져서 우리에게 전달될까를 생각하게 되는 건 저자가 지금까지의 저서들에서 보여준 쉬운 ‘전달력’ 때문입니다.

 

저자의 바로 전작인 <그래서 캐주얼>에서 저자는 행복한 자기경영을 위한 나다운 삶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그때 든 생각은 이런 캐주얼한 가벼움을 통해서 얼마나 무거운 주제를 다시 가볍게 다룰까 하는 기대감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쉬운 것을 어렵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뭔가 있어 보이려고 포장을 많이 하다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것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감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자의 이런 능력은 우리의 일상을 통해서 보이는 소재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에 있습니다. 책,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영화, 신문기사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혁신을 이야기합니다. 대기업의 혁신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자기 자신만의 혁신을 이야기하는, 쉬운 듯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룬샷』 흐름출판, 2020


빌 게이츠가 “내 가방에 넣어 다니며 읽는 책”이라고 추천한 책입니다. 그 이야기만으로도 가방에 넣을 가치가 충분했죠. 하지만 사실 이 책의 저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 사피 바칼(Safi Bahacall)은 물리학자,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자이자 CEO입니다. 물리학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열세 살 때부터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를 최우등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미 국립과학재단 학술상을 받는 등 학자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경영인으로 변신합니다. 암 신약을 개발하는 신타제약을 설립하고 현재는 물리학과 비즈니스 현장을 접목한 경영 이론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물리학자의 경영서이기 때문에 ‘상전이’란 말이 나오고 또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전이 상태는 얼마든지 다양한 상태로 이동할 수 있는 자연의 가장 창조적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상전이를 통해 창의적인 발상이 경영 환경에서 적절한 동적 균형을 이루며 결국엔 창조적인 결과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다양한 역사에서 보이는 이런 상전이의 순간들을 통해 ‘룬샷’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천천히 발견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