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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과목 표방치과 425개 전문의의 4.66%

2020년 전국 전문과목 표방 교정·소아·구강외과 순
구강내과·보철·치주·보존·통치 등으로 다양화 추세
전문과 자부심이 표방 동기

 

2020년 현재 11개 전문과목 총 전문의 수는 9115명. 이 중 자신의 전문과목을 표방한 치과는 425개소로 4.66%를 차지한다. 근 10여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문의제도의 핵심 논점이 전문과목 표방 문제였단 점을 되새겨 보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2020년 7월 여름 현재 전국의 전문과목 표방현황과 실제 자신의 전문과목을 표방한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내 ‘병원·약국찾기’란을 통해 치과 11개 전문과목명을 검색한 결과 각 전문과목별 표방 치과수는 ▲구강악안면외과 27개(전체 전문의수 1390명, 표방한 비율 1.94%·이하 수치만) ▲치과보철과 11개(1343명, 0.81%) ▲치과교정과 334개(1452명, 23.00%) ▲소아치과 32개(659명, 4.85%) ▲치주과 4개(908명, 0.44%) ▲치과보존과 1개(774명, 0.12%) ▲구강내과 15개(217명, 6.91%) ▲통합치의학과 1개(2182명, 0.04%) 등 총 425개였다. ▲영상치의학과(127명) ▲구강병리과(25명) ▲예방치과(38명) 등은 전문과목을 표방한 경우가 없다.


전문과목 표방 양상을 보면 예상대로 치과교정과와 소아치과, 구강악안면외과 등이 비교적 많이 전문과를 내세우고 있으며, 보철과나 치주과 등이 최근에 들어 표방하는 치과수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치과보존과와 통합치의학과가 각각 1곳씩 전문과목을 표방한 것이 흥미롭다.


지역별로는 역시 서울과 경기권에 전문과목을 표방한 치과가 몰려있다.


치과교정과의 경우 경기에 92개, 서울에 83개, 부산에 22개, 인천과 광주에 각각 19개, 대구에 17개소가 표방하고 있으며, 나머지 주요지역에도 평균 5~10개의 치과가 교정과를 표방하고 있다. 전문과목 중 가장 많이 전문과를 표방하고 있지만, 전문의제도 개선 논의 과정에서 기수련자 경과조치를 가장 강력히 주장했던 과였던 점을 고려하면 전문과목을 표방한 치과수가 적은 느낌이다.


구강악안면외과의 경우 서울에 10개, 나머지 경기·인천·대구·광주·충남·전북·경북지역에서 2개소씩 고루 표방하고 있다. 소아치과의 경우 경기에서 15개, 서울에서 6개, 울산에서 4개소 순으로 표방하고 있었으며, 구강내과의 경우 서울 4개, 대구 4개, 경기·부산에서 2개소씩 표방했다. 치주과는 경기·부산·충북·충남지역에서 각각 1개소씩 표방했다. 치과보존과는 서울에서 1개, 통합치의학과는 경남에서 1개소씩 표방하고 있었다.
전문과목 표방 문제에 대한 변곡점은 지난 2015년 5월, ‘전문과목을 표시한 치과의원은 전문과목에 해당하는 환자만 진료해야 한다’는 의료법 77조3항이 위헌판결을 받은 순간이다. 개원가 일반 회원들에게는 기득권을 내려놓으며 어떻게든 소수정예 전문의제 기조를 지키려 했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진 순간으로 기억된다.


의료법 77조3항이 위헌 판결을 받기 전에는 몇몇 치과교정과와 구강악안면외과, 구강내과 정도가 전문과목을 표방하는 양상이었고, 2018년 첫 기수련자 출신 전문의가 배출된 이후 다양한 전문과목이 표방되는 경향을 보인다.


새롭게 전문과목 표방에 동참하기 시작한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은 ‘내가 가장 잘 하고, 또 하고 싶은 진료, 내 과목에 대한 자부심’이 전문과목을 표방하게 된 동기라고 입을 모은다.


치주과를 표방한 김남윤 원장(김남윤치주과치과의원)은 “현 치주학회 부회장으로서 오랜 세월 치주 질환을 국민에 알리기 위해 애써 왔다. 또 2009년 ‘잇몸의 날’이 제정됐을 때부터 치주 질환 알리기에 나서온 사람으로서 치주과를 표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문과목을 표방하고 난 후 전문과목에 대해 더욱 책임 있는 진료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강내과를 표방한 기인경 원장(편한구강내과치과의원)은 “구강내과 교수였던 아버지를 이어 2대째 구강내과만 진료하고 있다. 전문과목 표방 후 바뀐 점이라면 표방 전에는 코골이, 이갈이, 턱관절, 구취 등 4가지만 진료했다면, 요즈음은 연조직환자, 통증환자 등을 더 진료한다. 구강내과는 외과적 수술이 없어 진료의 피로도가 낮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 유일 보존과를 표방한 조성근 원장(루나치과보존과치과의원)은 “보존진료에 자신이 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진료영역이라 표방을 결심했다. 그렇다고 엔도만 하지는 않고 다른 진료도 한다. 아직 보존과에 대해 알고 찾아오는 환자는 많지 않지만 멀리 동해에서 직접 검색해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대학병원을 가는 것 보다 빨리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케이스”라며 “환자들에게 자연치아를 살리는 진료영역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 표방을 결심했다. 향후 수가 적정화 등이 더 뒷받침돼야 전문과목을 표방하는 치과가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의제도 개선 논의과정에 적극 나섰던 한 교정과 전문의는 “교정과의 경우 정규 수련과정을 마치고도 전문의 자격을 따지 못하는데 대한 불합리한 부분을 더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지 단순히 전문과목 표방이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다. 또 교정과 전문의의 경우 공동개원이나 페이닥터의 경우도 많아 표방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향후 계속해 전문과목을 표방하는 치과가 늘긴 하겠지만, 각 전문과별 적정수가 보장, 이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리퍼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한 전문과목을 표방하는 치과가 급속히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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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첫 통합치의학과 표방 안종우 원장

 

“환자는 전문과목명 궁금해 하지 않더라”
공동개원 형태로 이해하기도, 전문과 표방 진료 책임감 커져
통치 교육 통해 포괄적 진료, 리퍼 케이스 구분에 자신감

 


“통합치과라는 전문과목명에 대해 궁금해 하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공동개원 형태로 이해하는 환자는 있었습니다. 일각의 우려처럼 통합치과를 ‘슈퍼GP’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환자들은 없었습니다.”


경남 창원에 첫 통합치의학과를 표방한 치과가 생겼다. 안종우 원장(안종우통합치과의원·전 경남지부 학술이사)이 그 주인공. 안 원장은 “때마침 치과를 옮기려던 찰나에 기존에 이름만 들어간 치과명이 올드한 것 같았고, 경과조치를 통해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부분을 가미, 감성시대에 맞는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전문과목, 학회명을 표방하고 나니 내 진료에 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 따르면 환자들은 치과간판명, 전문과목명에는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단지 스스로 진료를 하는데 있어 포괄적인 진료계획을 세우거나 리퍼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판단의 정확성이 높아졌다는데 의의를 부여했다.


안종우 원장은 “보통 한 환자에서 보철이나 치주치료를 다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퍼가 필요한 정도일 경우 이를 정확히 해 주지 않으면 오히려 환자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며 “통합치의학과의 영역이 이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하며 ‘Interdisciplinary’한 진료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경과조치 교육과정에서 당뇨 등 환자의 전신질환에 대한 지식이나 지혈장애 등에 대한 대처법 등 통합적 진료부분에 대한 최신 자료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를 적극 진료에 반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종우 원장은 “확실히 일반 개원의 때보다 포괄적인 진료계획 수립과 리퍼를 해야 하는 케이스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 졌다. 이러한 진료가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 일각의 우려와 달리 통합치의학과 전문의들이 잘 자리를 잡아 역할을 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