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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효용높은 ‘전문가 잇솔질’ 급여화 ‘먼 산’ 일까

치의·치과위생사가 직접 잇솔질 교육, 치아 강화치료
폐렴 등 전신 질환 개선, 초고령사회 대비 급여화 필요


치과계가 국민구강보건 향상 및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을 위해 예방치료의 보장성 확대를 요구해 오고 있다. 스케일링, 불소도포, 치면열구전색술 등이 급여화된 것이 대표적인 예인데, 아직 진료 현장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예방치료에서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환자 개인의 구강 위생 관리, 그중에서도 올바른 잇솔질 교육의 임상적 효용성이 크지만,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제도적 지원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치과의사 또는 치과위생사가 직접 잇솔질을 해주는 ‘전문가 잇솔질(Professional Tooth Cleaning, PTC)’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치과를 방문해 그 임상적 효용성을 조명하는 한편, 제도적 한계를 짚어봤다.

 

# 스케‘힐링’ 환자 만족도 높아

일산 사과나무치과병원에서는 스케일링(Scaling)에 힐링(Healing)을 더한 ‘스케힐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존 구강 관리에 불만족을 느끼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스케일링 치료에 PTC, 구강 보건 교육과 더불어 치아·잇몸 강화치료를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스케힐링은 환자가 치태염색제(disclosing solution)를 머금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물로 입을 헹구면 치태가 빨갛게 염색된다. 오른손잡이일 경우 치아 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마련인 오른쪽 부위의 치아가 붉게 염색된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치과위생사가 염색된 치태 사진을 보여주며 잘못된 잇솔질 습관을 바로잡아준다. 특히 빨간색으로 염색된 치태는 구강 관리의 중요성을 더욱 각인하는 효과도 있다.


이어 본격적인 PTC가 시작된다. 치과위생사가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한 부위당 10회 정도 닦아주고, 치실·치간칫솔을 이용해 치아 틈새의 이물질을 제거해주는 등 전체 치아를 구석구석 닦은 후 불소도포를 통한 치아 강화치료를 한다.


아울러 환자 개인 상황에 맞는 잇솔질 방법을 코칭하고, 적절한 구강위생용품을 추천하는 것으로 20여 분간의 스케힐링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병원에 따르면 내원 환자들은 해당 프로그램에 큰 호응과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한 올해 1월부터 원하는 환자가 늘어 6월까지 스케힐링 건수가 총 4960건에 이른다.


# 임상 효용 커…급여화 필요성 강조
PTC의 임상적 효용성은 기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는데 구강을 넘어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렴과 큰 연관성을 보이는데, 미국노인학저널에 실린 도호쿠의대 연구에 따르면, 치과의사·치과위생사를 통해 꾸준히 구강 관리를 한 입원 환자는 폐렴 유병률이 절반, 사망률이 1/3가량 낮았고, 인지 기능도 향상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스케일링보다 PTC의 임상적 가치와 효용성이 예방치료 관점에서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스케일링은 치석 제거가 목표인 반면, PTC는 치면세균막·치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치주질환 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PTC 급여화 필요성에 대한 제언도 잇따랐다. 일례로 초고령사회인 일본의 경우 PTC를 15분 이상 시행할 경우 월 1회에 한정해 보험 급여를 산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5년 후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


김진범 교수(부산치대 예방치과학)는 “개원가에서는 PTC를 비급여 서비스로만 제공하고 있다”며 “올바른 잇솔질 교육은 스케일링보다 더 중요하지만, 잇솔질을 환자 개인의 일로 치부하는 정서가 깊어 활성화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오상환 교수(건양대 치위생학과)는 “PTC 수요가 많아지려면 수가책정과 더불어 매뉴얼 개발, 인력 문제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 조현재 학술이사는 “전문가 잇솔질이 급여화 되면 당연히 예방치과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신의료기술평가 관점에서 기존 치석 제거술과의 차별성을 강조해야 하는데 학회 차원의 움직임이 현재는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