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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진료를 하면서

Relay Essay 제2409번째

 

지적장애나 신체적 장애가 심한 분들을 환자로 만나본적이 있으신가요?


근무하시는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선생님들은 자주 만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신체적 장애가 심한 분들은 스스로 집밖을 나올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지적장애가 심한 분들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동이 가능한 중증장애인들은 경제적 이유나 환영받지 못했던 경험으로 인해 치과 방문 자체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증장애인들을 치료하기 위해 입을 들여다보면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남아 있는 치아가 거의 없는데 어떻게 밥을 먹고 있을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하악으로 인해 교합도 제대로 되지 않고 심하게 마모가 된 치아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스스로 이를 닦지도 못하고 가족들의 케어도 제한적인 상황을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지적장애로 칫솔질 자체에 거부감이 있으니 치아 상태도 좋지 않고 치료 협조도 역시 기대할 수 없는데 뭘 해줘야 할까?


개인적으로 이런 환자들에게 선의를 베풀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도 계시겠지만, 치과의사 혼자서 개인치과의원에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여러 선생님들의 뜻을 모아 행동하는 의사회는 2010년 나눔과 열림 치과의원을 개원하였습니다. 행동하는 의사회 회원들의 회비, 개인적인 후원과 협력업체들의 도움으로 중증장애인들에게 총의치, 부분의치, 보철, 보험진료 등을 포함하는 진료비 전액을 무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럭저럭 잘 사용했던 경우, 고생해서 제작한 의치를 사용해볼 의지가 없는 지적장애인의 경우, 불과 몇 년 만에 잔존치를 모두 발치하고 총의치를 해야 하는 경우 우여곡절이 많았던 10년간의 중증장애인의 치과진료였습니다.


교합이 무너진 중증장애인의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거나 난이도도 너무 높습니다.


올해부터는 상실된 치아를 회복해 주는 치료 못지않게 자연치아를 보존하는 예방진료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치아상실전 집중적으로 자연치아를 관리하여 발치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의 의지와 열정이 이곳, 나눔과 열림 치과의원에 모입니다. 휴일에는 힘든 진료실을 벗어나고 싶을 법한데도 즐거운 얼굴로 자원 활동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오늘도 느낍니다.


나눔과 열림치과는 진료를 무상으로 받는 장애인들만을 위한 곳이 아닌 자원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얻어가는 자원활동가들만을 위한 곳도 아닌 모두를 위한, 모두의 의지와 열정이 모인 곳.


이곳에서는 항상 좋은 에너지와 따뜻함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