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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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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치의학과 치과의사에 대한 하나의 발칙한 제안

시론

요즘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상황과 사건으로 매일매일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일들을 현실에서 겪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의료계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 팬데믹 상황을 맞아 최전선에서 헌신과 봉사의 아이콘으로 국민의 칭송을 받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에 대한 반발과정에서 의사들은 국내 정치의 양단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치과는 이러한 격랑의 시간 속에서 희생과 봉사의 아이콘으로도, 국내 정치 상황의 중심에도 서지 못하는 제3자 주변인 같은 상황에 있는 듯 하다. 심지어 코로나 사태 초기 대구에 의료인의 사명감으로 본인의 희생을 각오하고 환자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러 갔던 여러 치과의사분들이 현장의료진에 의해 봉사를 거부당하여 치과계에 충격을 준 일도 있다. 이렇듯 치과의사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숭고한 의업을 수행하는 고귀한 직업임에도 늘 주변인처럼 이도 저도 아닌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실제 일반의사와 교육과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대중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의사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듯 하고, 치과의사는 숭고하게 생명을 좌지우지 하지도 않고, 치아만을 다루면서 비보험으로 편하게 돈이나 많이 벌려고 하는 유사 의사의 이미지가 강화되는 느낌과, 요즈음은 특히 치과도 너무 많고, 각종 싸구려 마케팅에 임플란트도 보험이 되어 그나마 돈을 잘 벌기도 힘들다는 인식에 그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는 듯도 하다(물론 공대 보다는 여전히 낫지만).

 

필자는 치과의사로서 소위 빅5라는 대형 의과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관계로 늘 의과의 한 소속원처럼 다양한 첨예한 의료계의 상황들을 일반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직접 겪고 느끼며 살아왔다. 더욱이 구강악안면외과를 업으로 하다 보니 의과와 치과의 구분에 대하여 늘 모호한 영역에 있었고, 한편으로 의과의 상황을 좀 더 가깝게 이해하는 위치에서 치과지만 어느 정도 의과의 입장에서 치과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도 갖을 수 있게 된 듯 하다.


왜 치과는 의과와 분리되어 있을까? 수년 전 미간 보톡스 사건의 참고인으로서 다양한 소송 자료를 준비하던 중 파악했던 치의학의 역사에 의하면 유럽은 치과가 외과의사들에 의하여 시작되어 의과 안에 한 과(구강과, Stomatology)로 자리매김을 하였고, 미국의 경우 유럽 본토와는 다른 새로운 제도와 체계를 잡아가던 시절 19세기 중구난방이던 의과대학의 교과과정이 정립될 때 보철과 기공의 비중이 높던 당시 미국치과의사들의 교과과정을 의과대학에 소화하기 힘든 관계로 치과대학을 따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1840년 세계최초의 치과대학인 볼티모어 치과대학 설립), 당시는 의학의 수준도 변변치 않아 전신마취도 항생제도 없던 시절이라 1, 2년제 의과대학도 부지기수였고, 19세기 중엽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비로소 현대 의과대학 커리큘럼과 유사하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영향을 받아 치과의료도 의과의 지식이 필수라고 생각하여 하버드 의과대학 출신의 내과의사인 Keep 교수에 의해 하버드 치과대학이 설립되고(1867년), 2~3년 정도 의과대학 교과과정과 겹치는 현대 치과대학 커리큘럼의 기본이 완성 되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치과의사의 교육에서 전통적 기공과 관련된 교육에 대한 요구가 첨단 디지털 혁명의 결과로 점차 줄고 임플란트 수술 혹은 안면미용시술이 보편화되어 감에 따라 전신질환 이해 혹은 외과 원리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과교육과의 갭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의 폭발적 영향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의료계도 마찬가지이다. 인공지능 진단, 로봇 수술, 유전자 해독 및 유전자 조작기술의 보편화, 3D printing, 나노 단위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 세포치료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이는 그간의 막대한 인력과 자본 투입의 결과이기도 하다.


치과 역시 이러한 조류에 아직은 비교적 잘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제한된 분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료계 기업의 상당수는 치과 관련 기업이고, 원활한 산학협력으로 앞으로도 잘 해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지근거리에서 의과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치과의 이러한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의과는 거대 재벌 기업들처럼 빠른 속도로 몸집이 커지고 있으며 빅5병원들의 병원 당 1년 매출은 가볍게 1조를 넘어 2조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안타깝지만 국내 그 어느 치과병원도 1년 매출이 500억 조차 넘는 병원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의과와의 격차가 너무 빠르게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4차 산업혁명의 필수인 자본력의 상대적 열세는 미래 치의학의 발전에 있어 상대적으로 부정적일 수밖에 없고, 태생적으로 minor한 치과의 미래 위상 재고에 좋을 일은 없어 보인다.

 

사실 치과와 의과는 인체의 부위만 다를 뿐 치료 원리가 같아, 의과에서 투자하고, 연구하는 많은 주제들이 조금만 용도 변경만 되면 바로 치과에 적용이 될 수 있다. 의과 내의 그 상이한 전문분야들이 한 울타리에서 이러한 투자와 연구의 결실을 공유하고 시너직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을 늘 목격하고 있다. 치과는 단지 과거 태동기 현실(기공교육)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의과와는 다른 집단으로 나뉘게 되었을 뿐 사실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늘 독립적으로 무언가를 따로 시작해야 하고, 많은 치과대학들의 경우 문화적으로 제도적으로 의과와의 교류가 적다 보니 현재진행형의 의과의 발전 상황에 언제나 조금은 뒤쳐지거나, 주요 의료 정책의 의사 결정과정에서 소외되는 듯한 현상도 관찰이 된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미래에 치의학과 치과의사의 위상은 어떻게 될까? 미래 치의학의 발전을 위해서 이렇게 의과와 계속 달리 가는 것이 유리할까? 아니면 그 원인이 소멸되어 가고 있는 의과대학과의 분리를 철회하고 발전적 합병을 통하여 한 울타리에서 시너직하게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맞을까? 개인적으로는 한 세대 혹은 늦어도 두세대 정도의 미래에는 자연스럽게 치과는 의과의 한 분야로서 합쳐질 것이라 생각된다.


만일 이 방향이 맞다고 하면 우리가 먼저 능동적으로 이러한 작업을 추진해 보면 어떨까?


그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후세에 이 글이 치의학을 발전시켜 가고 있는 미래 치과(전문)의사들에게 성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