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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치과와 편의점 정부

최치원 칼럼

하루에 한 번 이상 방문하는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하나만 집어 들고 나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필요한 물건은 하나인데도 자연스럽게 2+1상품에 눈을 옮기고 결국 3개를 집어 들게 만드는 편의점의 경영설계자에게 소비자들은 지배를 당하게 된다.


머릿속에서 개당 단가를 암산하게 만드는 ‘편의점 2+1행사’는 소비자의 심리적 오류를 유발시키는 상술의 교본이 되어, 이제는 의료계까지도 깊이 파고들었기에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상업화가 진행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가 않을 것이다.


의료소비자들은 이미 편의점의 2+1소비패턴을 학습받았고, 대중교통과 온라인에서의 자극적인 과대광고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다보니 의료소비가격 역시 편의점식 암산으로 결정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트랜드로 똬리를 틀어가는 듯 하다.

 

임플란트 2+1행사!! 교정 50%세일!!
방학을 맞이하여! 신학기를 맞이하여!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코로나시대에 동참하며! 수능 보느라 수고한 수험생들을 위하여!


임플란트 2+1행사, 비급여진료비용 50%할인을 수단 삼아 경쟁적으로 환자를 모객하는 이면에는 광고대행업자, 사무장 같은 비의료인들의 각축장이 되어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는 듯 하다. 의료인의 인성과 의술로서 인정받던 비급여진료비용이나 의권은 더 이상 의료인의 곁에 놓인 것이 아닌 비의료인과 정부의 편의점식 정책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물티슈로 모객하는 마케팅기법이 이제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로, 인터넷카페로 기법이 진화하나 싶었는데, 어느덧 바이럴마케팅 전문업체들이 생겨나 조작된 댓글, 과장된 치료경험담들로 의료소비자를 유인하는 마케팅기법까지... 이들의 공통분모에는 ‘비급여진료비용 할인’이라는 유인책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먹튀치과도 사무장병원도 불법의료생협도 독버섯처럼 공존하며 이제는 아예 대한민국 의료계를 비의료인들이 집어삼키려 들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치과의원을 평가하여 점수를 매기는 사이트가 생겨나고, 의료기관별 비급여진료비용 비교사이트에서는 최저가 치과를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까지도 생겨났지만 결국 이러한 곳에서 불법의료기관 등이 잉태되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정부는 아예 눈을 감아버리고 귀를 닫아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난 9월 4일 사무장병원을 개설단계에서부터 근절 하겠다며 의료기관개설위원회의 설치(의료법시행규칙 제27조의 2)를 공포한 정부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무장병원의 영양분이 되는 비급여진료비용을 모든 의료기관이 공개하라는 강제 개정(의료법시행규칙 제42조의 2)을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겠다는 정부가 사무장병원의 가장 강력한 행사상품이자 자양분인 비급여진료비용 할인수단까지 선물하게 되는 웃픈 정책에 의료인들의 한숨소리만이 깊어진다.


정부가 9월 4일 편의점에서 구매한 ‘비급여진료비용 공개’상품 하나에는 ‘먹튀치과, 사무장병원 양산’+‘동네치과주치의 궤멸’+‘국민건강권 파탄’이라는 상품까지 무료로 끼워 넣어준 졸속 1+3행사로 밖에 평가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