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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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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과 학생들의 공공의료에 대한 시선

시론

이번 학기 필자가 담당한 교과목은 본과 2학년 대상 공중구강보건학 실습 과목이다. 이 과목을 설계하면서 설정한 수업 목적은 다음과 같다. 개인의 구강건강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경제, 문화, 제도 등 거시적 영향요인을 살펴보고, 지역사회 목표 인구집단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한 전략과 실행방안을 실천한다. 우리나라 구강보건 및 치과의료 관련 제도 및 현황을 이해하고 국민구강건강증진을 위한 구강보건의료 인력의 역할을 모색한다. 이러한 거창한 수업목적을 학생들이 한 학기에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교수로서 학생들에게는 바라는 바는 미래의 치과의료의 공급자 및 수혜자로서 진료실 밖 사회와 관련 제도에 관심을 갖고, 바람직한 치과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보는 것이다.


예년과 같았으면, 초등학교 구강보건교육, 노인요양원 노인구강건강관리와 교육, 보건소 구강보건사업 견학을 위한 준비와 관련 조별 토론으로 진행됐겠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외부기관 학습활동과 대면실습이 불가한 상황에서 한 학기 수업 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업 방식은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팀기반학습(Team Based Learning, TBL) 방식을 차용하였으며, 이 교수법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비전을 공유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체계를 갖추고 상호작용하면서 성과를 달성하는 팀 체계에 바탕을 둔 교수-학습방법이라 정의된다. 팀당 6명씩 총 12팀이 구성하였고, 교수가 제시한 학습자료와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관련 학습과제를 팀별로 스스로 발굴, 자가 학습 후에 정보와 의견을 서로 공유하고 발표하는 방식이다.


본 실습 수업의 문제상황은 총 5개로, 공공의료, 취약계층 의료접근성, 근거중심치의학의 활용, 구강보건정책, 구강보건교육으로 구성하였으며, 첫 번째 TBL 학습주제는 최근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공공의료를 선택하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공공의료의 중요성과 의료영리화의 부작용에 대한 추상적인 논의와 토론 실습을 해왔지만, 이번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 추진과 의사단체 집단 진료거부를 통해 우리 의료제도의 민낯이 드러나고 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이웃 의대 학생들의 주장에 상당부분 공감하는 학생들에게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어떻게 피력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사전 읽을거리 자료로서 공공의료정책 관련 보고서 제공과 팀별 자율 토론이었다. 학생들에게는 박근혜정부 시절 발간한, 2015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기반 구축방안 연구보고서, 현 정부에서 발간한 2018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방안 연구보고서 및 2018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 문서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제 상황을 제시하였다.


[최근 정부는 공공의료 확대 및 지역 내, 특수 전문분야 의사 인력 부족 및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대 정원의 한시적 정원 확대 및 지역의사제 추진 정책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의사 단체는 이 정책 추진에 반대하며 휴진, 전공의 집단 진료 거부, 의대생 국시 및 수업 거부 등의 형태로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에 국민들은 코로나19 사태 시기에 의사단체 파업이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건강에 혹여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부산대 치전원에 재학 중인 이예방 학생과 동료들은 예비의료인으로서 현 사태를 바라보며, 정부가 왜 이 정책을 추진하려 하는지, 왜 의사단체들은 그렇게 뿔이 났는지 궁금해졌다. 공공의료란 무엇인가? 민간의료와 공공의료의 역할은 무엇인가? 공공의료는 중요하다. 공공의료시스템 확립을 위해 국가와 국민, 의사단체의 책임은 무엇일까? 그리고 또, 예비의료인, 예비치과의사로서 내가 알아야 한 것들은 무엇일까? 이 문제상황을 바탕으로 팀별 토론을 수행하고,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팀별 학습과제를 설정, 완수한 뒤, 계속 토론을 이어나갑니다. 이번주, 다음주 2주간 TBL 학습을 통해 학습 결과물을 제출합니다.]


토론은 각 팀별로 자율적으로 진행됐으며, 교수는 온라인 토론방과 자료게시판의 활동만을 관찰만 할 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2주 후, 각 학생들이 공공의료 TBL 실습을 통해 배운점, 느낀점, 실천할 점을 취합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s://padlet.com/seunghwajeong/a). 그 중 한 학생의 인상적인 학습 성과를 끝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한다.

 

1. 배운점
이번 토론을 통해 민간중심의 의료서비스의 한계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의료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없는 환경은 우리가 생활하는 수도권 또는 주요 대도시에서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번 주제 자료조사 및 토론을 통해 도서산간 농어촌의 의료서비스의 취약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고령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노인 인구는 증가하며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기 힘든 도서산간 지역의 노인 수가 생각보다 더 많은 수라는 점이 놀라운 부분이었다. 또한 이런 지역에서의 의료 수급의 필요성과 수급의 불일치는 현재의 민간의료 중심의 의료정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현재 보건소도 충분히 많지 않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보건소 조차 구 단위로만 존재하며 많은 지역에서는 의사도 없는 보건 진료소 정도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2. 느낀점
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하나의 에피소드인데, 도서산간 지역에서 홀로 사시는 노인 분을 복지사가 찾아갔는데,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으니 그냥 몸이 아프다 싶으면 아주 예전에 처방받아 놓은 약을 그냥 드신다는 것이었다. 너무 위험하다고, 복지사가 아무리 그 약 드시면 안된다고 말려도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원격의료 시범 사업이 정책적으로 운영 되고 있는데, 화상통화로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면 안된다고 했더니 그제야 약을 드시지 않았다고 하는 웃기고도 안타까운 에피소드였다. 그런데 내가 놀랐던 점은 도서산간 지역에 사시는 노인 분들 중에 다수가 홀로 지내고 있으며,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에서는 이런 사업을 시범적으로나마 실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으며 반대로 이런 부분들에서 내가 나중에 치과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3. 실천할 점
이번 토론을 통해 민간의료의 한계와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실천해야 할 부분은 이런 주제에 대한 관심인 것 같다. 이전에도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알면 알수록 내가 생각한 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고 공공의료에 대한 나의 생각도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사실 민간의료 수준에서는 수익성이 지극히 낮은 도서산간까지 의료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며 이럴 때 나서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본분일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치과의사로서, 한 국민으로서 나의 역할은 이러한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는 것일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