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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이 전한 행복 메세지

Relay Essay 제2422번째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한창 유행인 적이 있었다. 한창 사건 사고가 많아서, 혹은 세상살이가 팍팍해서 그런지 ‘툭!’ 하고 누군가 내뱉은 말이 남녀노소 공감을 일으킨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에 접어들고 사회 발전에 따라 우리 일상도 다양성이 커지면서 사건 사고도 다양해졌다. 뉴스를 접하다보면 정말 ‘엽기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상식 밖을 뛰어넘는 일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그저 무서운 마음이 든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몰려든 일거리를 발 빠르게 처리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순간마다 ‘괜히 이불 밖이 위험한 게 아니야’라는 생각이 매 순간 종종 들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이러한 모습들을 제3자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결국 이불 밖이 위험하다는 말은 개인마다 찾아오는 이러한 일상의 어려움이 이미지화 된 것 같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잠깐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이부자리는 일상을 벗어나 그 이상 안락할 수가 없는 휴식 공간이지 않나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모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장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순간이 이부자리 외에 또 있을까? 물론 다음날 이어질 고된 일상을 생각한다면 잠에 들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평소에는 부드러운 이부자리 속 잠자리에 들기 직전의 행복감을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맛보고 있으리라.


이는 특히 하루가 고될수록 ‘꿀잠’을 청하기 더욱 쉽다. 일감이 몰려든 탓에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지쳐갈수록 이부자리에 대한 열망은 커져만 간다. 대개는 정신없이 일에 치여 살다 보면 종종 ‘빨리 퇴근하고 싶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등으로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이는 사실 하루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갈래로 생각한 것. 결국 우린 공통적으로 매 순간 휴식을 갈망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모두 종합해봤을 때, 이부자리는 사실 ‘위험 탐지기’가 아닌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일상의 행복 중 하나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인간의 여러 가지 욕구 중 수면욕을 해결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니 말이다.


다만 우리는 이부자리를 매일 접하다보니, 눈을 붙이기 전 잠깐 동안의 행복감을 표현하기 보단 당연시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흔히들 이부자리가 좋다고 표현하기 보단,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표현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필자가 이부자리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매번 우리 일상의 찾아오는 행복의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행복의 순간과 감사함을 직접 머리로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만 주변을 살펴본다면 행복의 요소는 참 많다고 본다. 그것이 꼭 이부자리만은 아닐지라도. 이불 밖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사실 이불 안은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 중 하나라는 사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