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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2030

이지나 칼럼

세계치과의사연맹(FDI)에서 곧 ‘비전2030: 모든 사람에게 최적의 구강건강을 제공한다’를 발표한다. 이는 2012년도에 FDI가 발표했던 ‘비전2020: 구강건강의 미래 만들기’에 이어 약 10년만에 만들어진 비전 선언문이다.

 

비전2020은 전신건강을 위해서는 구강건강이 기본적이고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2012년도에 2020년도의 구강보건이 직면할 여러 분야의 상황을 전망하면서, 회원국들과 소속단체들이 함께 법률적 규제를 고쳐나가고자 하였고 구강보건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점들을 제기하였다. 비전2020에 제시된 FDI의 비전은 비전염성 질병에 대한 인식을 높였고, 보편적인 건강보험(universal health coverage)의 필요성을 제기하였으며, 마침내 2019년 유엔(UN High-Level Meeting) 정치선언문에 ‘구강건강’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부터 구강건강을 전신건강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다루는 새로운 보건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제가 남았다.

 

비전2030은 세 가지 방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2030년까지 1. 모든 나라에서 기본적인 구강건강 서비스가 적절한 수준으로 저렴하게 제공되게 하고, 2. 일반의료 체계에 구강건강이 반드시 포함되어 구강질병의 치료와 예방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며, 3. 구강보건 관계자들이 타 보건 관계자들과 협업해서 지속 가능한, 필요를 채우는, 사람 중심의 구강건강을 제공하고자 한다. 비전2030에는 비전을 제시한 배경과 실현을 위한 방안, 성과를 검증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56쪽에 걸쳐 서술되어 있다.

 

비전은 목표와 차이가 있다. 목표가 일정한 지점에 도달하면 더 이상 필요가 없는 구체적인 결과라고 한다면, 비전은 현재에 처한 시점을 알고 나아갈 방향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Ken Blanchard는 설명했다. 그래서 비전은 포괄적이고 인류애적이며 진취적인가 보다.  FDI의 비전2030은 먼저 현재의 구강보건 시스템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어서 세계 치과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책임감 있는 전문가 양성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동시에 치과의료인 각자는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서 위기의 상황이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의료계의 리더로서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치과계에서는 ‘20개 이상의 자연치아를 80세까지 유지하자’는 8020운동을 전개했었다. 이 운동은 1989년 후생성 산하 구강건강 정책 연구 모임에서 발제되어 1991년 구강보건주간의 명제로 채택되고, 1992년도에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1994년도에 일본치과의사협회에서 시범사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2000년에는 현(prefecture) 단위가 주도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2011년도에 이와 관련된 법률이 제정되는 성과를 낳았다. 2014년에 75세 이상 환자의 구강검진에 대한 보험지원이 시작되고, 2015년에 치주질환 검사지침이 재정비되었으며, 2016년에는 6년마다 시행하던 전국민 구강질환 조사를 5년 주기로 바꾸게 되었다.

 

그 결과는 어떨까? 1989년 7%에 그치던 8020 해당자가 2013년도에는 40%, 2017년 51.2%에 달했다. 구강건강 증진의 파급효과는 전신건강으로 나타났다. 2015년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수가 전체인구의 16.1%인데 비해, 일본은 28.4%로 고령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 비율이 41.4%인데 비해 일본은 35.8%로 낮은 결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일본의 8020운동은 목표일까, 비전일까?

 

2007년 치의신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와구찌 동경의과치과대학 교수는 “8020운동은 하나의 활동이 아니라 모든 치과인들의 목적”이라며 “8020운동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물론 50여개에 달하는 현에서 이 같은 운동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까지의 구강보건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 많았는데 이 8020은 노인, 젊은 층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보건 교육 프로그램, 다시 말해서 8020운동은 일본 치과계의 대의명분이며 비전이었다. 이제 일본은 8020운동이 성공을 거뒀다고 보고, “20개 이상의 치아...”에서 “20개 이상의 기능하는 치아...”로 수정하고 연구활동을 지원하여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FDI가 계속 변화 발전시키고 있는 비전과 일본의 실천의 예를 보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치과의사에게도 비전이 필요함을 느낀다. 국민들이 치과의료인을 삶의 파트너로 인정할만한 대한민국 치과계의 비전이!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