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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미네랄은 누가 다 먹었을까?

최치원 칼럼

우스개 소리로 먼저 시작해 본다.

 

필자가 공중보건의 시절, 보건지소 옆 철공소 사장님께서 치료 받으러 오셨는데 ‘선생님! 이가 썩어 빵꾸가 났는데 용접 좀 해 주세요!”라고 말씀하셔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때워주세요!’, ‘땜빵해 주세요!’, 라는 얘기는 종종 들어 낯설지 않았지만, 용접이라니...ㅎ

 

용접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닌 것이 solding이나 welding을 한국말로 풀어서 쓰면 용접의 의미가 되기도 하고, 용접을 할 때 뽀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색과 냄새 또한 동일하지 않은가?


철공소 사장님이 용접이라고 표현하신 아말감충전 또한 무색 무취한 수은증기가 나오니 유해한 연기와 증기를 작업 중에 들이마시는 것을 보면 철공소와 치과가 매 한가지다.

 

철공소 앞을 지나갈 때면 그라인더와 디스크로 철물 자르는 굉음에 귀를 막고, 사방으로 튀는 불꽃을 피하느라 한걸음 뒤로 물러서 돌아가게 되고, 쇠를 깎아내는 매캐한 냄새를 쫓느라 손사래를 치며 서둘러 벗어나 버린다.

 

치과진료실에서는 크라운을 깎아내고, 덴쳐 프레임을 깎아내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에게는 철공소의 소음이나 불꽃들이 낯설지는 않다.


또한 치아를 삭제하고, 의치상을 삭제하면서 어김없이 피어 오르는 매캐한 냄새 역시 철공소의 냄새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치과진료실에서는 이러한 소음과 불꽃, 냄새를 피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하다. 그 놈이 그 놈일텐데 말이다...

 

감히 치과를 철공소와 비교하다니... 하며 눈썹을 치켜세우는 이가 계실지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치과진료실 내 유해환경은 실외작업이 대부분인 철공소보다도 훨씬 열악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정책연구원에서 250명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모발검사를 실시해 2021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치과의사가 일반인들에 비해 수은(Hg)은 2배, 알루미늄(Al)은 6배 이상이 검출이 된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수은(Hg)의 유해정보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겠지만, 도대체 알루미늄(Al)이라는 녀석은 어떻게 치과의사들의 몸에 들어와 축적이 되었을까 대단히 궁금해진다. 납(Pb)과 바륨(Ba)도 발생원이 분명히 치과진료실 내에 있을텐데...

 

더욱이 모발미네랄검사에서는, 90%가 넘는 치과의사들이 아연(Zn)과 인(P), 셀레늄(Se) 등 필수미네랄이 결핍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 도대체 치과의사들의 몸속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중금속은 갈수록 쌓여만 가고 필수미네랄은 점점 고갈되어가는 치과의사들의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일 시점이 되었고, 구체적인 후속연구를 통해 이들의 상관관계를 동정해 냄은 물론 중금속 발생원을 반드시 밝혀내 특단의 대책이 수립되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치과진료실 내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는 각종 치과재료들의 성분검토와 취급방법, 안전성/유효성검사 그리고 진료실 내 환경관리에 대해서는 치과계의 자발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


치과의사들 스스로 진료환경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함과 동시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정부를 적극 설득하여 해결책을 반드시 도출해 내야만 한다.

 

덴탈마스크 한 장으로, KF94마스크 한 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아연(Zn)과 인(P), 셀레늄(Se) 등이 고농도로 함유된 종합제재를 먹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치과의사를 지켜주어야 할 필수미네랄들이 치과진료실 내 중금속과 분진에 묻어 불꽃처럼 태워지는 것을 정녕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