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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젠 경영(12)
세무경영 수입누락
수입누락은 사탕이다
성만석
가립회계법인 시니어공인회계사

진료차트를 숨기는 것은 귀중한 자원을 버리는 셈 제도 탓 보단 ‘투명경영’ 의지 필요
# 남만큼 탈세하는 것이 최선인가 지난 달, 어느 의료인 모임의 게시판에는 소득신고와 관련해 논쟁이 있었는데, 논쟁은 한 개원의가 양심적 탈·절세 방법을 묻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탈세인 줄 알면서도 절세인 양 수입누락이 횡행하는 요즈음에 과연 양심적인 탈세가 가능할까? 탈세의 문제를 윤리 차원에서 다루는 것은 차치하고 경영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시 보자. 탈세와 관련해서는 수입누락, 비용누락, 증빙을 갖추지 않는 것, 3가지 유형이 대표적이다. 이들 3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첫 번째 특징은 세 가지 유형은 동반하여 나타난다는 것이다. 세무조사의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 비용규모로 수입을 추정하는 것이므로 수입누락을 위해 비용을 누락하고, 비용누락을 위해 관련 증빙을 말소하는 식으로 탈세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두 번째 특징은 한번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입과 비용이 일단 누락되기 시작하면 그 위험은 누적돼 점점 커지게 된다. 따라서 몇 해만 지나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므로, 나중에 수입이 좀 나아질 때 정리하지 하고 생각했다가는 감당할 수 없게 된다. # 꼴이 아까워 소를 잡는다? 수입누락을 통한 탈세는 실제로 이득보다 더 큰 손실을 가져온다. 수입누락은 당장 현금유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득이 되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많은 손실을 가져온다. 수입누락으로 얻는 것들은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입누락으로 잃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수입누락을 위해 폐기되는 진료차트의 진료정보는 전문화를 위한 기초자원이다. 또한 진료정보는 고객에게 진료이력관리를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초가 되며, 병원 고유의 ‘주특기’를 만드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진료차트를 숨기는 것은 고객서비스와 전문화를 위한 귀중한 자원을 버리는 셈이다. 그리고 성별분포, 연령분포, 시간대별 방문 행태, 빈도 등 고객정보에 대한 통계적 자료는 귀중한 마케팅 자료이다. 마케팅은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됐을 때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원장들이 있다. 그러나 간단한 자료만으로도 고객의 기호를 예측하고 고객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므로 마케팅은 병원의 규모나 수준과 관계된 것이 아니다. 수입을 누락하게 되면 이와 같이 고객정보, 즉 마케팅을 위한 훌륭한 자원도 잃게 되는 것이다. 신고누락의 가장 직접적인 손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수익정보의 상실이다. 수익정보를 정확히 산정할 수 없다면 각 시술 간 수익성을 알 수 없다. 동일한 시간을 투입하고도 두 배 이상의 수입을 가져올 수 있는 시술이 있고,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물론 단위시간당 수익성이 낮더라도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시술이 있는 반면, 수익성은 높더라도 수요와 활용가능시간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익정보를 관리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의 재무정보조차 얻을 수 없다.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기초가 되는 수익정보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수입누락과 마찬가지로 비용정보의 누락도 큰 손실을 가져온다. 일정기간동안 비용정보를 축적하는 것은 비용지출 패턴을 분석할 수 있게 하고, 규모가 큰 비용에 대해서는 예산관리가 가능하게 해 준다. 예산관리는 지출 규모를 미리 파악해 예산을 설정한 후, 실제 지출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관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출규모가 클수록 예산관리의 효과가 크다. 예산관리를 제대로 하게 되면 병원의 비용 지출도 효율화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원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수입누락과 더불어 비용정보가 누락되면 비용관리의 이점도 함께 잃게 된다. 수입누락으로 인해 잃는 것들은 정보뿐만이 아니다. 잃어버린 정보를 통해 수익은 물론, 연구·교육의 기회, 제대로 된 병원경영의 귀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기회 또한 잃는 것이다. 세금유출을 줄이기 위해 값진 경영정보를 포기하면서까지 수입과 비용을 누락하는 것은 먹이가 아까워 경작에 이용할 소를 잡는 격이다. # 그냥 두면 모든 이를 썩게 할 사탕, 어떻게 할 것인가 개원가에서 관행처럼 이뤄지는 탈세는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짐이다. 탈세가 낳은 세무위험은 폐업하지 않는 이상, 짊어지고 가야 할 부담인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되고, 민간의료보험이 확대됨에 따라 세무당국이 소득자료를 관리하는 수준은 날로 선진화되고 있고 개원가 소득노출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현행 제도는 과세 당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