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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을 왜 치과병원에서 하냐고요?”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민간치과 병원 중 처음
건강증진센터오픈 진료

 

“구강 건강과 전신 건강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입과 장을 모두 살펴 지역 주민 건강증진에 힘쓰겠습니다.”


사과나무의료재단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이사장 김혜성·이하 사과나무치과)이 최근 위·대장내시경 장비를 도입, 병원 1층에 ‘건강증진센터’를 오픈해 1월 18일부터 본격 진료를 시작했다. 센터는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 전임의 출신의 박진영 센터장이 책임진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이전까지 전국의 치과병원 중 위·대장내시경 장비를 운용하는 곳은 국군함평치과병원, 전남대치과병원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민간 치과병원 중에서는 내시경 장비 도입이 상당히 이례적이다.


사과나무치과가 그리는 큰 그림은 과연 무엇일까?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구강 건강과 전신 건강의 연관성’을 첫머리에 꺼내 들며, 구강 내 미생물은 물론 몸 전체의 미생물 생태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강 내 존재하고 있는 유해균이 전신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속속 나온다. 실제로 충치에서 발견되는 푸소박테륨 누클레아튬(fusobacterium nucleatum)이 문제가 되는 곳은 공교롭게도 대장과 같은 하부 소화기관이다. 이 세균은 암 신호 경로에 변화를 줘 대장암을 유발한다.


이번 위·대장내시경 도입은 구강 건강을 넘어 전신 건강을 모두 살피겠다는 김 이사장의 진료 철학이 담겨있다. 환자의 장 건강 상태를 살핌과 동시에, 장내 세균 조성을 파악한 후, 환자 몸 전체의 미생물 생태계 관리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현재도 사과나무치과는 타액검사를 통한 구강 세균 조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내원 환자가 특정 구강질환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개소한 센터 이름이 건강 ‘증진’ 센터인 이유도 김 이사장의 고민과 바람이 담겨있다. 환자에게 건강검진 결과를 통보하고, 약을 처방하는 단선적인 흐름을 넘어 식습관, 운동, 마음 건강, 공동체 활동 등을 포함한 포괄적 건강증진 활동을 지역 사회 안에서 실현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미생물과 관련한 여러 연구도 추진 중이다. 치주염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gingivalis)를 타겟팅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 중이며, 고령화 사회의 화두인 치매와 구강 세균과의 연관성을 찾는 연구,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장기 코호트 연구도 계획 중이다.


김혜성 이사장은 “구강 건강은 내 몸 건강 전체를 보는 ‘하나의 창’과 같다. 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지역 주민의 건강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며 “나아가 정부·공공기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연구 과제도 도전하고 싶다. 치과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달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