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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품은 치의학 교육 핸즈온도 “손쉽게”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치과 임상 환경 상세 구현
치대생 물론 치과 원장도 언제 어디서나 실습 가능

 

여기는 어느 한 치과대학 본과 1학년 강의실. 좌석을 가득 채운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화면에 집중하고 있다. 두 손으로 스마트폰 화면 이곳저곳을 터치하며 바쁘게 움직이니 요란한 소리가 나며 점수가 올라가고, 클리어 메시지가 뜬다.

 

언뜻 보면 게임에 열중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게임처럼 디자인된 전임상 실습 전용 앱을 이용한 수업 모습이다.

 

이달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가 해제되면서 사실상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지난 수년간 코로나19가 남긴 유산은 적지 않았다.

 

치과대학에서는 비대면 교육이 그 유산 중 하나인데, 이론 교육을 넘어 교육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실습 교육까지 VR(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기술이 활용되고 있어 주목된다.

 

그 예로 시뮬레이션 된 치과 임상 환경에서 미러를 보며 기구를 적절히 사용하는 ‘미러워크(Mirror Work)’ 훈련을 돕는 취지로 개발된 앱 ‘Dental Mirror Master’가 있다.

 

우선 앱을 실행 후 특정 모드를 플레이하면 3초 카운트 다운과 함께 왼쪽에는 치과용 미러가, 오른쪽에는 핸드피스가 등장, 실제 임상 환경과 유사한 모습이 펼쳐진다. 화면 상단에는 시계가 카운트되는데, 제한 시간 내에 와동형성을 완료해야 한다.

 

다양한 임상 상황을 대비한 여러 실습 모드도 디테일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 상·하악은 물론 핸드피스 움직임과 민감도, 버의 직경이나 삭제력, 환자 자세 조절까지 가능하다.

 

또 실습 후 본인의 시술 과정을 다시 시청하거나, 세부적인 평가 지표를 확인하는 피드백 과정을 통해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고 반복 훈련도 가능하다.

 

특히 ‘마스터 챌린지’라는 메뉴에서는 해당 어플을 사용하는 전 세계 임상가들이 기록한 점수를 순위를 매겨 본인의 현재 실력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비용, 환경 제약 없이 효율적 실습 가능

이 앱은 현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등 본과 수업에 활용되고 있다. 치과 진료 특성상 간접 시력 하에서 눈과 손의 유기적인 상호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정확히 수술을 수행하는 능력이 요구되는데, 별도의 비용이나 환경적 제약 없이 효율적이고 즐겁게 임상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데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미러를 보는 습관을 재미있게 기를 수 있었다는 등 학생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았다는 후문이다. 또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등에 앱이 등록돼 있어 치대생뿐 아니라 치과원장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개원 7년 차인 한 치과원장은 “2급 인레이나 크라운 인접면을 인접치 손상 없이 삭제하는 게 항상 어려웠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앱을 통한 훈련 결과 미러에 비친 상으로 인접면 삭제할 수준에 이르니 시간과 스트레스가 반으로 줄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기 덴탈에듀텍 대표(서울웰치과의원 원장)는 임상 현장에서 본인의 경험이 해당 앱 개발의 초석이 됐다고 밝혔다. 향후 보철·치주·근관치료 훈련도 가능한 앱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20년이 넘는 오랜 임상 경험에도 불구 치과용 미러 사용이 익숙지 못했다. 덴티폼 연습도 한계가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치과의사 모두가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임을 깨달아 앱 개발에 착수했다”며 “임상 기술을 익히려면 수많은 실패와 반복을 통한 내재화 과정이 필요한데 해당 앱을 통해 이를 가능케 하고자 했다. 훈련을 통해 진료 질 향상은 물론 올바른 진료 자세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AR·VR 콘텐츠 활용 교육 도래 임박”

이처럼 VR, 시뮬레이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교육은 치과 임상 분야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그 예로 일본의 치과 교육 장비 제조사 Nissin이 개발한 VR 실습장비 ‘Simodont’, 프랑스 HRV Simulation사의 치과수술 시뮬레이터 ‘Virteasy Dental’ 등이 있다. 치과용 임상 실습 앱으로는 Dental Mirror Master를 비롯 Immersify, Dentist Simulation 등이 있다.

 

다만 실습 장비의 경우 고가에 달하는 장비이므로 개인 원장이 구비하기에는 부담이 크고, 현실적으로 앱을 활용한 임상 술기 연습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치의학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코로나 이후의 치의학교육에 대해 강연한 신형석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의료인문학교실)는 “치과계에도 시뮬레이션·AR·VR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라며 “현재로선 비용적인 한계가 있지만 기술 발전이 빠른 만큼 걸맞는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