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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핑치과 폐해 치과계 부담 작용 “정책적 개입 절실”

부당하게 높은 진료비 받는 인식 심어줘 환자 신뢰도 저하
박리다매, 허위광고 등 심각성 지적, 치대 인성교육 중요 제언

 

할인 이벤트, 허위광고를 위시한 덤핑치과, 먹튀치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치과계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할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이 주최한 ‘2023년도 치과의료정책포럼’이 ‘21세기 치과의사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는 주제로 지난 3일 KDA·CDC 2023이 열린 대전컨벤션센터 2층 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정국환 치협 정책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불법의료광고, 과잉진료, 불법 위임진료, 치과의사와 환자의 이해충돌 등 우리나라 치과의사가 직면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 고찰하고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박영채 정책연구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불법과 편법이 교묘히 행해지는 일들이 치과계마저도 침투하고 있다. 법적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SNS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의료광고, 과잉진료 등 이제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명확히 판단해야 할 때에 이르렀다”며 “오늘 포럼을 통해 치과계 다양한 문제를 윤리적으로 접근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치과계 발전에 한 걸음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덤핑·먹튀치과, 인근 개원가에 피해 

주제 발표 순서에서는 의료윤리학자인 김준혁 연세치대 교수가 현재 치과계가 당면한 윤리적 문제를 짚고, 이러한 문제를 ‘외부효과’라는 경제학적 개념을 통해 분석했다.


외부효과란 경제 주체의 생산·소비 행위가 시장 교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생산자·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부정적 외부효과로는 공장 폐수, 배기가스, 교통체증 등이 있다.


김 교수는 진료비 할인, 이벤트, 환자 유인 등으로 대표되는 덤핑치과, 다수 환자 유치 후 돌연 폐업하기를 일삼는 먹튀치과 등을 치과계에서 일어나는 부정적 외부효과, 즉 외부 불경제의 사례로 꼽았다.


우선 덤핑치과의 경우 타 치과가 부당하게 높은 진료비를 받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형성시키고, 주변 치과에 광고비, 인테리어비 급증 등 추가 비용을 수반시킨다는 이유다. 특히 먹튀치과로 인한 치과계 신뢰도 저하, 부적절한 경영 모형의 추구 등도 근거로 들었다.


김준혁 교수는 “이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는 치과 의료 서비스가 생산과 소비의 최적 균형점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치과계 전체에 발생하는 피해를 고려해 해당 행위를 제한하는 등 정책적 개입과 이를 위한 실증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박리다매, 불법 위임진료 해결책”

이의석 정책연 부원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신인식 치협 법제이사, 박상현 치협 의료광고심의원회 위원장, 정종혁 한국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최지웅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 보건사무관 등이 자리해 논의를 이어갔다.


패널들은 박리다매로 행해지는 치과 치료가 의료인과 환자에게 미칠 해악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또 의료광고 심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SNS의 불법 의료 광고 등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밖에도 무분별한 치과의사 증원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한편, 치대 교육 과정에도 치과의사로서 직업 윤리를 함양하는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정부 측도 치과계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지웅 사무관은 “제도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자정작용으로 해결해야 한다. 오늘 자리를 통해 치과계가 많은 자정작용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박리다매, 불법 위임진료 등은 국민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기에 정부 차원에서 해결책을 지속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태근 협회장은 축사에서 “불법광고, 과잉진료, 환자와 치과의사 간 이해 충돌 등 윤리적 문제는 우리 전문가 집단과 환자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이해 관계자들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오늘 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치과 의료 분야의 윤리적 문제와 전략에 대한 풍부한 토론으로 실질적인 솔루션을 모색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