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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구강세균검사로 환자 맞춤 진료 실현

유해균 7종 검출, 임플란트주위염 등 위험도 보여줘
환자 만족도 개선, 치료 동의율 높여 치과 경영 도움

 

미생물이 전신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를 진료에 접목하는 시도가 의과에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는 추세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건강 분변 이식 등이 대표적 예다.


다만 치과는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곤 있지만, 의과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 가운데 치과 개원가 현장에서 구강 미생물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일산 사과나무치과병원은 PCR 검사키트로 내원 환자의 구강유해균을 검사해 분석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우선 환자의 구강 상태에 따라 검사를 제안한 후, 가글액과 함께 환자의 타액을 채취해 구강유해균 검사와 분석이 이뤄진다.


해당 검사를 통해 검출할 수 있는 구강 유해균 7종을 살펴보면 ‘포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잇몸 염증 및 치조골 파괴), ‘트레포네마 덴티콜라’(구강 내 유해인자를 생성), ‘태너렐라 포시시상’(난치성 치주염 유발), ‘프레보텔라 인터미디아’(치주염, 복합감염 유발), ‘캄필로박터 렉투스’(구강 내 농양 유발), ‘프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바이오필름 형성), ‘스트렙토코쿠스 무탄스’(충치 유발, 치아부식)등이 있다.


이후 이들 구강 유해균 정량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각 구강질환과 관련 있는 균을 세분화해 임플란트주위염, 충치, 구취 등 위험도를 점수로 보여주거나 양호·주의·위험·고위험 등으로 나타내준다.


또 결과를 바탕으로 차후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참고하거나, 환자에게 맞춤형 구강위생관리와 교육을 제공하고, 임상 데이터 기반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사과나무치과병원의 구강세균검사 도입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에는 더욱 생소한 개념이었던 만큼 환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루기까지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기적인 검사로 결과가 개선되는 모습을 환자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고, 현재는 환자 10명 중 7명꼴로 구강세균검사에 대부분 동의한다는 전언이다.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임플란트 환자들이 대개 잇몸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 또 중증도 이상의 치주염 환자에게도 정기적인 관리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다혜 사과나무치과병원 부원장은 “경영적인 접근에서 보면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상담 과정에서 치료 동의율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 가운데 사과나무의료재단 의생명연구소는 닥스메디오랄바이옴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정확도를 더욱 높인 새로운 검사 키트를 개발하는 성과도 있었다. 기존 키트가 유해균의 유전자 개수를 카운팅 했던 반면, 새 키트는 실제 균 수(CFU)를 직접 카운팅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성과는 SCIE 저널인 Journal of Periodontal & Implant Science에도 게재 승인된 바 있다. 향후 새 키트 연구를 지속해 타깃 유해균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나아가 구강세균검사로 주관적인 검사를 배제한 객관적 수치를 제시할 수 있고, 이를 통한 질환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치과에서의 만성질환 관리를 실현할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선 개원가에서 구강세균검사를 활용하고 있는 김배경 원장(The이해승치과의원)은 “고령 환자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게 예후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우연히 입안에 검게 착색된 환자가 있었는데 세균 문제라고 여겨 유해균 검사를 했더니 수치가 높게 나왔고, 진료에 활용하게 됐다”며 “흡연, 음주 등 습관이 망가진 환자들은 치료가 오래가기 어렵고, 구강건강도 망가지게 되는데 구강세균검사는 임상적으로 찾지 못했던 문제들을 발견하고, 환자 습관을 개선해 주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장은 “치과는 정기검진, 스케일링 등 정기적인 방문이 문화적으로 잘 세팅돼 있다”며 “초고령화 시대에 치과 역시도 만성질환 관리를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심을 열어야 하고, 그 관점에서 구강세균검사가 하나의 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