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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스물여덟 해 숙성된 "락" 기쁨 주고 행복을 맛보다

패기 넘치는 젊은 치과의사와 배 나온 중년 치과의사가 음악과 정을 매개로 하나 되는 공간이 28년째 열려 있다. 그 세월의 간격이 무의미해 지는 이 곳은 덴타폰(www.dentaphone.com)의 연습 현장.


덴타폰은 부산치대 내 그룹사운드 동아리를 기반으로 한 동호회로 지난 1980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28년의 세월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 있는 ‘실력파" 음악인들의 모임이다.
창단 당시에는 악기도 변변치 않았고 연주할 공간도 없었을 뿐 아니라 합주하기에 전 멤버가 갖추어 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냥 음악이 좋아서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창단이 됐다. 


현재 프로젝트팀까지 합치면 평균 5~10개의 연주팀을 중심으로 100여명 이상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을 뿐 아니라 밴드만의 전용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으며 매년 2~3회의 정기공연도 꾸준히 지속해오고 있는 등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 2005년 8월에는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창립 25주년 기념공연도 성대히 개최했다.


무엇보다 28년이라는 긴 역사는 그룹사운드 임에도 불구하고 연주보다는 끈끈한 선후배의 정으로 맺어진 결과라는 것이 회원들의 생각이다.
20세의 후배나 40세의 선배 모두가 형님, 오빠, 동생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다는 덴타폰은 락 음악이라는 하나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점에서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정신없던 학부시절 덴타폰이 이들과 함께 있었고 개원 후에도 치과의사라는 사회적 지위, 중년이라는 세월의 무게 때문에 굳은 어깨가 덴타폰에 오면 옛 모습 그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에 한참이나 가벼워진다.
덴타폰 회장인 허재웅 원장(부산치대 97년졸업)은 덴타폰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자식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네요. 참 마음같이 안 되고 속상할 때도 있지만 기쁨을 주고 행복을 맛볼 수 있으니까요.”


허 회장은 특히 혼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장점을 설명한다. “혼자서 무엇을 이루어 낸다는 것은 무척 외롭고 험난한 길이 되겠지만 같이 한다는 것은 재밌고 쉽게 이루어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활동들이 그렇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지난 22일 부산대 앞 인터플레이 클럽에서 가을 정기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덴타폰은 내후년에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대규모 축하공연을 생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지는 않았지만 “무대의 수준이나 규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들은 역시 ‘덴타폰’이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