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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빛깔무지개/박진구] 인생의 흔적을 셔터에 마음에 고스란히 담아


박진구 대전 세인치과의원 원장

풍경보다 일상모습에 더 매료
1년 단위로 사진전 열고 싶어

 

“사진 촬영에 관심을 가지기 전에는 하늘을 거의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 사진기를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하늘을 자주 보게 됐습니다. 그거 하나로도 사진이 제게 주는 축복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5년부터 전문적으로 사진 촬영을 시작해 어디를 가든 사진기를 내 몸처럼 지니고 다닌다는 박진구 원장(대전 세인치과의원)은 사진을 촬영하면서부터 내가 사는 동네, 내가 사는 나라, 내가 살지 않는 다른 곳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이 생기게 됐다고 했다. 
“거리를 걷다가 사진기에 담고 싶은 그림 같은 모습이 포착되고,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의 짜릿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처음 사진에 입문할 때는 풍경사진을 주로 촬영했단다. 경치 좋다는 곳은 거의 다 찾아다녔다. 새벽부터 서둘러서 운해(雲海)를 담으러 간 적도 있고, 인터넷에서 본 멋진 풍경의 장소를 찾아다니기도 하는 등 나름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았다. 그렇게 힘들게 담아온 사진들이었는데 나중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니 똑같은 사진들이 너무 많아 허탈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 이후부터 남들 다 찍는 사진 나까지 찍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풍경사진은 거의 안 찍게 됐습니다. 그리고 여행 중에도 될 수 있으면 남들 잘 안 들어가는 곳에 일부러 가서 사진에 담곤 해요.”


현재 박 원장의 사진에는 주로 일상적인 모습들이 대부분 담겨져 있다. 점심시간에도 잠깐 치과 주변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집에서 치과까지 도보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도 자주 걷곤 한다.
“한번은 골목길을 이곳저곳 다니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그러는 겁니다. 여기 혹시 재개발 계획 때문에 사진을 찍고 있는 것 아니냐고… 순간 당황한 전 사진학과 대학원생인데 과제제출 때문이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일상을 사진에 담으면서 어려운 점은 ‘왜 이곳 사진을 찍느냐’, ‘뭔데 나를 찍느냐’ 등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그때마다 설명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고.
또한 가족들도 박 원장이 사진에 빠지면서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어딜 놀러가도 가족은 뒷전이고 사진만 찍다보니 여행가는 것도 싫어하더라는 것. 그래서 요즘 박 원장은 되도록 가족들과 놀러 가면 사진기를 작은 것만 챙겨간단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에 충실하기 위해서.
박 원장의 작은 계획이라면 개인전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사진에 담은 그림들을 비슷한 장르의 사진작가들과 함께 사진전을 갖는 것이다. 아울러 일년 단위로라도 주제를 정해 사진에 담고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요즘 아마추어 사진인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요. 인터넷 사진 동호회 수도 엄청나고, 실제 유명한 관광지를 가도 일반 사진기보다는 전문가용 사진기가 더 많이 눈에 띌 정도니까요. 사진이라는 것은 참 좋은 취미라고 생각해요. 인생의 흔적을 사진에 남겨둘 수 있다는 것, 그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