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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교실>
병력청취·기록의무 충실해야
최재갑 교수(경북치대 구강내과학교실)

제공 : 대한구강내과학회 법치의학위원회 환자의 신뢰와 존경 우선 의료사고(medical accident)란 의료행위로 인하여 원하지 않던 나쁜 결과가 야기된 경우를 말하며 반드시 의료인이 잘못하였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의료사고 중에서 의사의 잘못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경우를 의료과실(medical malpractice)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의료분쟁(medical dispute)은 의료행위로 인하여 의료인 측과 환자 측에 다툼이 일어나는 모든 경우를 총칭하는 것으로 반드시 의료사고를 전제로 하지는 않는다. 즉 의료분쟁은 의사의 진료과실이 없다고 할지라도 환자측의 일방적인 오해나 불만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 의사들은 항상 성실하고 정직한 진료태도로서 환자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주의 깊은 병력청취와 충실한 의무기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기왕증에 대한 조사와 기록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사례 - 개구장애와 좌측 악관절 통증 30세의 여자 환자가 심한 개구장애와 좌측 악관절의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이 증상은 약 1개월 전에 개인치과의원에서 #36, 37에 대한 근관치료를 위해 치아를 삭제하는 도중에 갑자기 나타났으며 현재에는 아랫입술의 감각도 조금 다른 것 같다고 하였다. 환자는 치아 삭제시에 마취주사를 맞고 나서 바로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하면서 본인의 이러한 증상이 마취가 잘못되어서 나타난 결과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환자가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이러한 증상에 대한 원장의 불성실한 태도이었다. 즉, 원장은 ‘이런 증상은 대개 1주일 정도 지나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그 동안 약을 먹고 기다리면 된다’고 하면서 약처방 이외에는 별다른 치료를 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주일이 지나도 증상의 호전이 없자 이 환자가 원장에게 ‘다른 병원에 가서 한 번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하는 의견을 말했을 때, 원장은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는 갈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환자의 의견을 무시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1개월이 지나도록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저작이 불편할 정도의 고통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전문 병원을 찾아 나서게 되었으며 결국 본 병원에서 진찰과 검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 환자에 대한 악관절 MRI사진을 촬영한 결과 양측 악관절에서 모두 비정복성 관절원판변위를 나타내고 있었다(그림 1). 좌측 악관절에 대해서 수기에 의한 관절원판정복술을 시행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였으며 곧바로 관절기능의 안정화, 부하의 감소, 염증완화 등을 포함하는 장기적인 적응재활요법으로 전환하였다.
비정복성 관절원판변위가 급성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그 즉시 혹은 적어도 1개월 이내에 관절원판정복술을 시행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반면에 1개월 이상 경과한 경우에는 성공률이 훨씬 낮아진다. 따라서 이 환자의 경우에 좀 더 일찍 본 병원에 의뢰되었다면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환자의 과거 병력을 조사해 본 결과, 7-8년 전에 오징어를 씹고 난 후 가끔씩 턱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있었으며 관절잡음도 발생하여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하였다. 이로 미루어보아 현재 환자에게서 나타난 비정복성 관절원판변위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소인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단지 최근의 치과치료 과정에서 증상의 악화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되었다. 더욱이 주관적 증상이 없는 우측 악관절에서도 비정복성 관절원판전방변위가 있었기 때문에 환자를 설득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으며, 이러한 정황을 환자에게 잘 설명하였더라면 의료분쟁으로의 비화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사료되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 환자의 기왕증에 대한 조사가 소홀하였기 때문에 환자는 본인의 모든 문제가 전적으로 치과의사의 진료과실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으며, 더욱이 자기를 보다 전문적인 의료기관에 즉각적으로 의뢰하지 않고 그냥 시간만 끌다가 증상이 악화된 것에 대해서 치과의사에게 섭섭하고 분한 마음까지 생겨서, 결국 상당한 금전적인 배상을 요구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해설 - 악관절 문제 충분히 인식해야 악관절장애는 근래에 의료분쟁의 주요한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