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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Clinic>
의료서비스 시장 개방과 네트워크 의료기관
권영대(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

네크워크 통한 경정력 "확보" 코끼리가 아니라 개미의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야 한다. 단일 의료기관의 규모를 대형화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오히려 속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유연하고 적응력이 높은 네트워크 방식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아직도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아무런 연계가 없는 단독 개원 형태의 유지를 고집하거나 네트워크 조직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혼자서 변화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면 함께 하는 방안도 모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달에 우리 의료계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의 하나는 의료서비스 시장 개방 문제였다. 6월말까지로 시한이 정해진 양허 요구안을 마련하기 위한 의료관련 단체간의 의견 조율 과정에서 심각한 정도로 이견이 노출되었고, 그로 인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 개방 문제는 여러 차례 거론되었지만 대부분 강 건너 불구경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촉박한 시장 개방 협의 일정, 관련 당사자간의 분명한 입장 차이와 거의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게 하게 된 이번 일을 계기로 시장 개방의 중요성과 그 영향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서비스 시장 개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걱정하는 일은 외국 의료기관의 직접 진출 건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 등의 대형 영리 의료기관이 우리 나라에 진출하는 경우를 염려하고 있다. 이들 대형 영리 의료기관은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진료와 경영을 분리해서 전문화하였고, 진정한 고객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려고 하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경영 기법으로 잘 무장되어 있어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영리 의료기관들이 해외에 직접 진출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으며, 또 외형적인 시장의 장벽들이 DDA(Doha Development Agenda)의 협의 과정을 통해 제거된다고 해도 각국의 독특한 의료제공체계, 제도, 문화와 관행들로 인해 단기간에 대규모의 성공적인 진출이 일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시장 개방 후에도 우리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외국 의료기관이나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개방을 계기로 우리 의료서비스 시장의 환경이 급속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리 시장의 얼마만큼을 내주거나 지킬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에 누가 빨리 적응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이다. 의료서비스보다 앞서 시장을 개방한 주식, 금융과 유통 시장의 예를 보면 이러한 사실은 분명해진다. 변화를 미리 예견하고 준비하는 사람에게 시장 개방은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준비 없이 변화에 부딪힌다면 외국 의료기관의 직접적인 영향과는 상관없이 도태되는 불행한 결과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의료서비스 시장도 진정한 환자 중심의 의료, 다양한 성과(performance) 평가 정보를 포함한 병의원 정보의 공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강조와 질적 경쟁의 강화, 합리적인 가격의 의료서비스 제공 등의 큰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비해서 우리 의료기관들은 어떤 준비와 대응책이 필요할까?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지만 먼저 규모를 키워야 한다. 덩치 큰 외국의 영리 의료기관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선 규모를 키워야 한다. 그러나 이는 코끼리가 아니라 개미의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야 한다. 단일 의료기관의 규모를 대형화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오히려 속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유연하고 적응력이 높은 네트워크 방식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오늘날 가장 흔히 쓰는 용어의 하나인 네트워크는 급속한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 형태의 개념으로 생겨난 것이다. 네트워크 조직의 정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존 조직 내의 부서간 수평적 연계나 조직 간의 수평적 연계를 기초로 하는 새로운 경쟁 모형을 말한다. 네트워크 조직의 구성체들은 독자적으로도 존립할 수 있으나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연계를 만든다. 동일한 목적을 위해서 하나의 대규모 조직처럼 활동하면서 동시에 각자의 기능과 전문성을 발휘함으로써 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각자의 이해 관계를 기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입과 탈퇴가 비교적 용이하며 구성원들간의 정보, 지식, 자원 등의 교류나 교환 활동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조직들은 이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치과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