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

이찬일
동산치과의원 원장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

최근 들어 인류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와 욕구는 치의학의 발전 방향까지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확장돼 가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아름다움(美)이란 무엇이기에 인류가 이토록 갈망하고 추구하려는 것일까. 인류학자나 생물학자에 따르면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멈출 수 없는 타고난 본성 때문이라고 한다.

하버드 의학부의 뇌 연구가인 낸시 에트콥(Nancy Etcoff)은 “매력과 유혹적인 외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멍청한 사람이다”고 했다. 아름다움을 향한 인류의 광기(狂氣)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적 DNA 때문이라는 것이다.

낸시 애트콥의 말대로라면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인 DNA 인자는 한국여성들이 가장 많은 건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은 인구 대비 성형수술 비율이 세계 1위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성형의학회(ISAPS)보고서를 인용, 2011년 인구 대비 성형수술 횟수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성형의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인구 1000명당 성형수술 시술 횟수가 13건이 넘은 것으로 조사돼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리스가 2위, 이탈리아, 미국, 콜롬비아가 그 뒤를 이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성형은 시대적 트렌드가 됐다. 학생들은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성형을 주저 없이 꼽는다. 가히 성형열풍, 아니 성형광풍(狂風)이다. 국회에서는 지난 1월 독일과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는 청소년 대상 성형수술 금지 법안을 제출 했을 정도다. 과거에는 성형에 대해서 숨기거나 부끄럽게 고백을 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공개한다. 쌍꺼풀, 이마수술 등은 이제 성형 축에도 들지 못할 정도가 됐다. 2012 미스코리아 진이 성형했다는 이야기와 연예인의 양악수술 공개는 이 사회가 성형에 대해 얼마나 관대해 졌는가를 알 수 있는 척도다. 대한민국에서 성형은 티가 안 나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욕을 먹지 않지만 성형 티가 나고 어색하면 가십거리가 되고 성형한 당사자마저 당초 취지와 달리 위축되는 것이 현실이다. 성형미인이라도 티 안 나게 예쁘면 용서가 되는 세상이다.

더 아름다워지고 싶고, 더 사랑 받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아름다움의 추구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데는 100% 공감한다. 물론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만이 전부인양 치부되는 경향에 대해서는 이의가 있다.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하지만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한 후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감과 당당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비판은 들리지 않을 것이다. 외모적으로 부족하거나 개선할 점이 있다면 당당하게 고치고 살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외모의 아름다움에 중독되지만 않는다면 미용수술이나 미용시술은 이제 경원의 대상이 아닌 빛과 희망이 된 것이다.

치의학적 관점에서도 미(美)를 가꾸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새롭고 낯선 분야가 아니다. 미용수술이나 미용시술(양악수술, 치열교정, 미백 및 쁘띠성형 등…)등은 치과의들의 의학적 분야의 확대와 더불어 경제적 관점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적 조류에 따라 적응과 변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치의학의 본질 및 치과의의 직업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건강함과 함께 아름답게 살 권리, 품위 있는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제공하는데 본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개선시키려는 분야에 대한 연구와 노력은 인류가 의료인에게 부여한 권리이며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외모와 몸매는 특히 여성들의 취업에서부터 사회생활, 사교, 결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치과의들의 미용시술과 미용수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고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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