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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시론] 나는‘굿닥터’인가?

월요시론

 

나는‘굿닥터’인가?


이찬일
동산치과의원 원장


최근 끝난 의학드라마(의드) ‘굿 닥터’는 어린시절 자폐성 장애(서번트 증후군) 진단을 받은 주인공 주원(박시온역)이 소아외과 의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원을 중심으로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문의들의 노력과 사랑을 통해 의사들이 한 번쯤 떠올려 봤을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가벼운 터치로 담고 있다. 불륜과 복잡하게 얼키고 설킨 막장드라마들 속에서 대나무 숲에서 가을 바람 살랑이는 청량감과 맑은 힐링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 였다. 드라마 ‘굿 닥터’에서 주원의 멘토인 주상욱은 좋은 의사에 대해 “좋은 의사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든 의사들이다”라는 답을 준다. 이 답이 굿닥터에 대한 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모든 의료인들에게 또 다른 화두를 제공한 것 같다. 나 역시 그동안 잊고 지냈던 굿닥터라는 화두에 대해 다시금 기억의 편린들을 모으고 회상에 잠기게 했기에….


개업의로서 진료실에서 하루 종일 환자들과 만나다 보면 사실 굿닥터라는 의료인의 사명과 역할을 잊고 생활할 때가 많다. 특히 최근 의료인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굿닥터라는 다소 관념적인 의료인의 사명을 이야기 하기에는 각박한 현실이 생각을 가려버리기 일쑤다. 이를 뒷받침 하는 안타까운 통계도 있다.


지난해 폐업한 동네의원이 하루에 4개꼴인 1625개소. 개원 컨설팅 전문회사 MI컨설팅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2년 전국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의원은 1821곳이 개원을 했고, 1625곳이 폐업을 해 하루 4.45개가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의사에 대한 개·폐업 현황을 알 수 없어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치과의사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폐업이 가장 많은 일반의와 소아청소년, 산부인과 등의 경영난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었다. 여기에 비해 치과의사는 생활수준의 급격한 향상으로 식생활의 형태가 바뀌어 구강질환을 앓는 사람이 증가하고 치아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또한 인구 노령화로 인한 노인인구 증가로 보철과 임플란트의 수요 증가와 미용목적의 교정이나 양악수술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침체와 국내경기의 불황은 이러한 치과의사의 장밋빛 청사진 마저 암울하게 바꾸고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러한 모든 불황을 깨뜨리고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는 묘책은 바로 최근 끝난 드라마 굿닥터가 제기한 ‘굿닥터’되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끝난 독일 총리 선거에서 ‘엄마’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압승을 거두고 3선 선임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메르켈 총리가 외부적으로 유럽연합(EU)에서 능숙한 조정자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내부적으로 독일에서 경제안정과 복지정책을 선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독일인들은 메르켈의 정치적 수완과 능력에도 많은 점수를 주지만 그녀가 소탈하고 주부이자 어머니 같은 모습을 더 좋아한다. 전문가들은 차분하고 소탈하고 ‘엄마 리더십’에서 편안함을 느껴 독일국민들이 굳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축구국가대표 홍명보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나 올해 프로야구의 가을잔치를 진행한 넥센 히어로즈의 초짜 염경엽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이제 성공의 키워드가 됐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면서 또 누구나 할 수 없는 리더십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고 했다. 의료인들은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건 경제적 만족을 위해서건 진료실에서 매일 환자를 만날 수 밖에 없다. 기왕이면 형님같고, 엄마같은 마음으로 환자를 생각하며 환자의 입장에서 진료를 한다면 좋은 의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경영 문제도 천천히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공유를 제안해 본다.


병원의 경영도 중요하지만 의료인으로서 굿닥터에 대한 끝없는 질문은 거두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좋은 의사인가?”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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