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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되겠지

월요시론

체감경기도 안 좋은데 왜 이렇게 귀찮게 구는 일들이 많을까요?


치과전문의제는 돌고 돌아 원점으로 갔습니다. 내년 4월 대의원 총회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 그 전에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고 심도있게 시간을 가지고 다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그냥 4월 대의원 총회에서 함께 다루기로 하였답니다. 대의원 총회 기간 중에 어떤 결론이 나올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토의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제 1안에서 3안이 나왔다는데 전문의제에 그 동안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기존의 주장과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특위는 왜 했는지 당황스럽습니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요. 특위에서 애쓰신 여러분들에게 비난의 뜻을 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결과만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특위의 결과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예측했었는데 그 예측이 빗나가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 입니다.


의료법 77조 3항에 대해 전문의 30명이 헌소청구를 하였답니다. 누구나 이런 일이 일어 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다른 입장에 있는 분들은 그런 일이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발생하면 그 때 보자고 하던 기사내용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헌소청구가 발생하여도 재판에서 이길 수 있다고도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저는 그 결과가 사뭇 궁금합니다.


그런데 위헌판결이 나면 피해는 누가 볼까요? 책임은 누구 몫인가요? 기존수련자 단체에서도 법적 대응을 준비하며 그 시작으로 금번 전문의시험에 응시하겠다고 합니다. 다른 입장에 있는 분들은 또 말합니다. 그 때 봅시다.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겠어? 재판에서 이기면 되지. 그런데 만일 재판에서 지면 그 피해는 누구에게 갈까요? 책임은 누구 몫인가요?


4월 대의원 총회에서 결정이 어찌 날지 모르지만 제가 만난 대부분의 치과의사 분들은 결국 법에 기대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 우리는 충분히 주어졌던 시간을 뒤로하고 결국은 법의 판결에 따르게 되는 걸까요? 우리는 할 바를 다한 것일까요? 어찌 보면 이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이라 할 수 있지만 법의 판결에 의존하다 보면 소수의 의견이 오히려 관심 밖으로 밀려 날 수 있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그들도 우리의 동료들인데 세심히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기회를 우리 스스로 버리는 것은 아닐런지요.


얼마 전 정부에서 연구용역을 통해 임플란트 급여 적용과 관련해 치과를 대상으로 관행수가와 비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너무나 답변이 없어 당혹스럽다는 이야기를 담당자가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원장님들은 지레 걱정을 하셔서 본인 병원의 자료를 안 보냈다고 하시는데 치의신보를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보는 저도 그런 일이 진행되고 있냐고 물어 보아야 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 진행되고 있는데 모르고 있으며 의견을 내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누가 만들어 준 것 일까요. 우리는 치과관련 신문도 보기 귀찮아하고 공청회 참석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공청회 참석해서 의견을 낸다는 것은 더욱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치협에서 어렵게 안을 내어 놓으면 회비가 아깝다, 그렇게 결론 내려면 왜 회의했냐, 그럴 줄 알았다라고 이야기하며 또 우리 머릿속에서 정말 중요한 현안들을 지워 버립니다. 이렇게 직접 참여하는 것을 꺼리다 보니 우리의 일을 법에 호소하여 결정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문의 자격증이 있는 분들과 기존 수련자 분들은 법에 호소하면 본인들이 그 동안 누리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확률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그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우리 동료들은 어떨까요? 냉정하게 보면 법에서 보호 받을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지금 함께 참여하여 의견을 내고 혜택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시간은 가고 있고 참여도는 적은 상황에서 누가 이 분들에게 열매를 쥐어 줄까요. 참 안타깝습니다. 의견이 없는 곳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매일 싸우기만 하고 민생을 돌보지 않고 있다고 지탄 받는 국회의원들과 우리들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 분들도 각자의 명분은 있습니다, 타협할 줄 모를 뿐이지. 우리들처럼.

윤현중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구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