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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원장 12월의 추천도서

소리 내어 책읽기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저자



또 한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을 만큼 좋은 책 읽으셨나요? 혹시 집중해서 읽었던 책이 없었나요? 사실 좋은 책이더라도 읽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저는 책을 소리 내어 읽습니다.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 잠이 깨고 흥미로워집니다. 소설책의 대화는 연극처럼, 자기계발 서적은 강의하듯, 자기고백의 내용은 감정이입을 해서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읽어봅니다.


 물론 10분 이상 읽어 내려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읽는 집중력을 키우는데 소리 내어 읽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소리 내어 읽는 것은 기억력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예전에 암기과목을 공부할 때 소리 내어 공부했던 기억 있으시죠? 눈으로만 보는 것에 비해서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이용해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기억력 증진에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다가 졸리거나, 혹은 중요한 대목이거나 내가 한 번 주인공이고 싶을 때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새로운 책읽기의 재미가 있습니다.


마음의 병도 고치는 소리
늙지 않게 하는 ‘不老 톤’을 찾아

『배명진 교수의 소리로 읽는 세상』 김영사, 2013


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우연히도 이번 소개하는 책이 바로 ‘소리’에 대한 책이네요. 하지만 이 책은 소리내어서 읽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쉽고 잘 집중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대중매체에 자주 출연해 우리에게 익숙한 배명진 교수는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를 만들고 ‘소리공학’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배 교수는 소리공학자답게 소리 분석과 소리 활용에 대해서, 같은 대학 영어영문학과의 김명숙 교수는 사람의 목소리에 얽힌 이야기를 썼습니다. 책은 재밌는 TV 교양 프로그램을 보듯 잘 읽힙니다. 1, 2초 찰나에 담긴 살인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고, ‘개도 웃을 일’이란 표현의 진위를 가리려고 개가 웃는 소리를 녹음해 다른 개에게 들려줍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굵어지는 이유도 들려줍니다. 우리와 연관된 씹는 소리, 코고는 소리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배 교수의 꿈은 늙지 않게 만드는 소리라는 의미의 ‘불로(不老) 톤’을 찾는 것이라네요. 소리로 질병과 탈모, 마음의 병을 고친 사람들의 체험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이미 불로 톤을 찾는 해법을 알려 준 것 같습니다. 궁금하신가요?


치매 어머니와 아들의 일상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게 만들어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라이팅하우스, 2013


몇몇 스토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만화로 편집된 책입니다. 무슨 만화책을 추천 하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한번 읽어보시면 마음이 달라지실 겁니다. ‘페코로스’는 ‘작은 양파’라는 뜻으로 대머리인 저자 오카노 유이치(63)의 별명입니다.


지역 정보지에 연재한 네 컷 만화를 엮은 책인데 자비로 조촐하게 출간한 이 책은 나가사키 지역 서점 1위에 이어 입소문을 타고 정식 출간, 이내 전국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지난 6월 제42회 일본만화가협회상 우수상을 받으며 작품성도 인정받았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 유일한 운동으로 아들의 벗겨진 머리를 두드리는 어머니, 매일 밤 불안한 마음에 집 밖에서 퇴근하는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세상을 떠난 남편과 자주 마주하는 어머니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가 된 일본은 ‘고독사’ 등 고령화 사회가 앓는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일본에서는 무거운 고령화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작품이 크게 성공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추천사가 제 추천보다는 더 와 닿으실 것 같네요. “보이지 않는 실과 보이지 않는 바늘로 아들의 옷을 깁는 치매 어머니와의 일상을 담백하고 솔직하게 기록한 그림일기! 못다 한 효도를 당장 하고 싶게 만드는, 이 시대에 필요한 좋은 책입니다.”


싱글대디 자녀교육 성공비결은
70% 채워주고 30%는 아이 스스로

『아빠의 기적』 중앙북스, 2013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답은 아니어야 한다는 불안감에 모든 부모는 늘 고민합니다. 저자 또한 그랬다고 합니다. “남자 혼자 아들 둘을 어떻게 키울래?”, “초등학생 아이들만 독일로 유학을 보낸다고?”, “왜 하필 헝가리 의대야?” 남들이 선뜻 가지 않는 길을 갈 때마다 우려와 핀잔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대범하고 뚝심 있게 아이들을 길렀습니다. 저자 나이 서른다섯 살에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키워낸 두 아들은 헝가리 의대를 최고 성적으로 졸업하고 국제 의사가 됐습니다.


이 책은 거창국제학교 함승훈 이사장이 쓴 자녀교육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바짓바람’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고 말합니다. 걸음마도 떼기 전에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강남 학원가 정보에 목을 매는 그런 치맛바람이 아닙니다. 저자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그려 보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어리다고 마냥 애 취급 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이른바 ‘징검다리 교육법’입니다. 저자는 부모가 큰 그림을 펼쳐 놓고 장황하게 설교하는 대신 그림에 도달하기 위한 징검다리들만 놓아 주라고 제안합니다.


아이 앞에 징검돌 하나씩을 놓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는 부모의 그림보다 더 큰 미래를 꿈꾸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힘을 합쳐도 어려운 자녀교육을 싱글 대디로서 성공적으로 해낸 비결은 뭘까요. 저자는 “남들과 똑같이 100%를 채워 주겠다는 생각을 애초에 버렸다”면서 “최대한 노력해서 70%쯤 채워 주고, 나머지 30%는 아이들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으로 여겼답니다.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의미 있는 자녀교육기입니다.



살다보니 어느덧 중년
두려워 말고 삶의 황금기로 재탄생

『중년의 발견』 청림출판, 2013


살다보니 중년이라고 불리우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이 중년이라는 시기에 대해 고민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중년은 그런 생각조차 허락하지 않는 숨막히는 나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40대가 되면서 갑자기 희어지는 머리카락과 흐려지는 시력, 떨어지는 기억력을 걱정하며 ‘이제 나는 인간으로서 생산적인 삶이 끝났는가?’ ‘지금부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졌고 이를 과학적으로 탐구하고자 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중년은 여타 동물의 삶의 중반부와는 다른, 인간에게만 부여된 시기입니다. 단순히 늙어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육체적·성적·사회적 세계가 또 한 번 변화하는 특별한 삶의 국면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저자는 중년의 역할을 언급하며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세대 간 문화를 공유하는데, 이 문화 전달자 역할을 중년인이 맡는다”고 말합니다.


또 “인간이 다른 생물종과는 달리 생식활동이 끝난 후에도 40세 이상 살 수 있는 ‘중년 유전자’를 지녔으며, 이 유전자가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 오늘날의 지혜롭고 여유로운 중년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중년의 뇌 변화에 대해 집중 소개하는데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프로그래밍 돼 ‘다르게 생각’함으로써 ‘빠르게 생각’하는 청년기 뇌보다 현명한 답을 내 놓는다는 것입니다.


과학적 근거로 중년의 경이로움을 전하는 이 책은 여하튼 중년의 나이를 보내고 있는 저에게 중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왠지 중년기를 삶의 전성기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심어줍니다. 당신은 걱정되는 중년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