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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속의 화초가 되어서

월요시론

“노력”과 “겸손”은 요즈음 온실속 화초인 저에게 다가온 화두입니다.


저는 그런 노력을 많이 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저의 게으름으로 첫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기전까지 아주 힘든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째는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때 아이들이 있는 앞에서 하얀 봉투를 받는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습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방학때 보충학습을 받으라는 내용으로 방학때 그 수업을 받았습니다. 창피했다고 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몇명 모아서 하는 학습이라 도저히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기전에 열심히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렇게도 노력했던 수학은 중학교 1학년과 2학년, 3학년 1학기까지 ‘양’‘가’집 규수가 되었습니다.


학원의 도움없이 아내와 제가 매달렸고 아이는 스스로 방학이면 매일 학교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게다가 왕따의 친구가 되어서 같이 왕따를 당했기 때문에 학교는 지옥같은 곳이었습니다. 다행히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도 만나게 되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첫째는 최선을 다했고 아주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들지만 아내는 첫째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꼭 가르쳐주고 싶어했는데 하룻밤은 앉아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첫째를 보았습니다.


“나같이 부족하고 멍했던 사람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받게되어서 기쁘다”라고 했습니다.


참고 인내하면서 노력하는 것의 소중함은 첫째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저는 대단한 임상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혜가 많은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 환자분께 이렇게 설명합니다.


“보잘 것 없는 저를 좋게 봐주시고 몸을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저에게 치료를 받으셨던 분들 중에 제가 최선을 다해도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치과의사가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못하는 일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환자분께 잇솔질과 건강관리의 핵심을 설명드리는 것이 더 좋은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서 치료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이 미약합니다. 그래서 환자분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은 저의 치료보다 더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앞으로 듣기 싫으시겠지만 여기저기 이를 잘 못닦으셨다고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마음 상하시지 마시고 조금씩 고쳐가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부족합니다.”라고 이야기하고 20~30분간 중간중간 필요한 이야기들을 다른 치과선생님께서 만드신 책을 보면서 설명드립니다.


“이 분은 저보다 젊으시지만 아주 좋은 대학을 나오셨고 이 치료에 맞는 전공을 하셨고 열심히 노력하셔서 이런 기록을 남겨주셨습니다. 저는 이런 훌륭한 결과가 나온 일이 잘 없습니다. 그런데 이분의 책으로 설명드리고 여러번 잇솔질을 강조하고 저도 흉내를 내려고 애를 쓰다보니 아주 드물게 저희 힘이 아니고 환자분의 노력으로 많이 건강해지시는 분들이 발견되곤합니다” 이렇게 설명드리고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환자분들께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변해가고 표정이 바뀌어가는 것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