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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협회장

월요시론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경 뉴스를 듣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선박이 침몰되고 실종자, 사망자 등이 발표되는 순간 2003년 10월 위도 앞바다에서 29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 페리호사건을 연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처의 친구 오빠가 유명을 달리하여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는데 이번엔 치과회원의 자제분 중 안산 단원고 남OO 선생님이, 배가 침몰되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제자를 먼저 구출하려다 본인은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희생당한 모습에 많은 분들은 안타까워했고 한편으로는 감동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예의범절과 바른생활을 강조하는 검도 유단자인 단원고 학생 정OO 군은 자기구명복을 벗어 친구에게 주고 희생된 여승무원과 함께 구조작업을 하다 생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한참 피어야 할 꽃들이 피기도전에 지고 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하였습니다.

큰 재난이 일어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단체의 대표나 수장(首長)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단원고 교감선생님이 제자를 구하지 못하고 혼자 살아 남았다는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버렸는데 모든 것이 자신의 과오라고 하면서 자신을 화장해 제자들이 죽어간 바다에 뿌리라고 했답니다. 스스로의 삶을 단절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나 교사로서의 양심과 책임감을 통감하고 죽음으로써 자존심을 지킨 것 같은데 그 동안 얼마나 괴로웠는지 알수 있는 부분입니다.

수장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2가지 다른 뜻이 있더군요! 첫 번째 수장(首長)은 “윗자리에 위치해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하고 통솔하는 사람” 이라고 쓰여져 있으며 두 번째 수장(水葬)은 “시신을 물에 빠뜨려 장사를 지내는 장례의 일종으로 옛날 중국에서 묘지가 없는 사람들은 시체를 불사르지 않고 황허강이나 창강에 시체를 물에 빠뜨려 장사를 지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수장하다”라는 말은 사람이나 물건 따위 등을 물속으로 가라 앉히다 라는 말이 됩니다. 세월호 선장은 배가 침몰할 때 476명의 승객의 생명을 책임지는 수장(首長)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수수방관한 채 수많은 생명을 수장(水葬)시킴으로써 유가족의 마음에 분노를 자아내게 했을 뿐만 아니라 비수를 꽂고 말았습니다.

선장으로서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보여준 행동은 수장으로서 도덕성에 큰 상처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분노와 더불어 우리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나라인지를 의심하게 하였고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현주소를 말해주는 한심한 작태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세월이 흘러 세월호의 참사는 잊혀 지겠지만 사람이 죽어도 바뀌어지지 않는 시스템의 부재와 비명에 간 그 들의 절규는 또다시 반복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이제 세월호 침몰사고 및 협회장선거로 후보간 상호 비방하는 잔인한 4월은 끝이 났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제29대 협회장에 새로운 최남섭호 선장이 등장하였습니다.

선거기간동안 회원으로부터 회무방향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고 했으며 공약사항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 그것을 회복하는데는 무척 힘들고 오랜 세월이 걸립니다.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는 협회장으로 좋은 모습을 기대합니다.

비록 선거에 패배했지만 상대후보들도 같은 회원으로 같은 배를 타고 3년간 항해를 합니다.

좀 더 그들을 포용하고 협회의 수장(首長)으로서 권리보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회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적해 있는 협회의 많은 문제점과 공약들을 수장(水葬)시키지 않는 수장(首長)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이승룡 뿌리샘치과의원 원장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