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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 入’

시론

리 치과계가 그러하듯, 지구촌 전체가 장기적인 저성장의 먹구름을 근심스럽게 이야기한다.

예전처럼 불경기와 호경기가 자연스럽게 번갈아 순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서로 협의라도 한 듯 여러 미디어에서 한결같다. 이제까지의 경제이론은 고령화의 결과인 노동인구비율감소, 보편적인 행복과 복지 기대수준의 상승, 자원의 고갈과 환경오염과 관련된 생산비용의 추가와 같은 것들 쯤이야 과학발전과 기술혁신을 통해 노동생산성만 상승시킬 수 있다면 GDP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절대명제하에, 호경기와 고성장이 도래할 때마다 얼마든지 불경기와 저성장의 부진을 메워나갈 수 있는 이론과 실재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여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근자의 여러 가지 현상들로 미루어 볼 때 그러한 반복의 시대를 다시 기대할 수 없을 거라는 징후가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중 이제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막 지난 64년생의 모타니 고스케는 2차대전 후 부모세대의 일생을 통해 지금까지의 일본을 통찰하며 이러한 일본경제의 드러나지 않은 실상과 부실한 대책들을 다면적인 자료와 분석을 통해 진솔하게 간파한 석학이다. 그는 여러 면에 대한 남다른 직관력과 통찰력을 보이지만, ‘인구의 파도’라는 패러미터로 전후에서 현재에 이르는 흐름을 과학적으로 상세히 설명한다. 그의 논지는 ‘기다리고 버티다보면 여건이 나아지며 좋아질 것이라는 과거의 전략이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이고, 문제의 핵심이 예전과는 다른 곳에 있으니 대책도 다른 곳에 있다’라고 경제에 무지한 필자도 상식적으로 이해되고 납득되도록 쉽게 현재를 설명한다.

필자는 그의 저술을 보며 이러한 기법의 과학적 분석과 상세한 대책이 우리 대한민국의 치과계에 필요하지는 않은지 대입(代入)하여 보았다. 우리는 혹시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을 때이고, 치과의사의 수가 갑자기 늘어나는 과정에서 이렇게 모두 어려운 것이니, 언젠가 경기가 좋아지고 치과의사수의 팽창충격이 시간을 두고 완화되면 나아지겠지’라거나 또는 ‘새로운 재료와 술식이 계속 나오니, 뭔가 새로운 수요도 창출되겠지’라는 식의 (모타니 고스케가 가장 경계하는) 안일한 자세로 시간이 흐르기 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고스케는 값싼 외국인 노동력을 수입하기보다는 교육수준이 높은 일본국민을 고용하도록 장려하고, 소비력이 높은 외국인을 일본으로 유입시키는 방법, 소득이 있으나 소비는 정지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고령자군에 대한 다양한 대책, 심지어는 ‘출생년별공제’라는 다소 극단적 사회주의제도를 제안하기도 한다. 유사하게 우리 치과계에 대입해 보자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라 양적으로 늘어난 진료업무를 새내기 치과의사의 채용으로 보완하고, 관광업계의 비즈니스로 변질된 의료관광을 의료인들의 업무로 재정비하며, 노인치의학과 고령자 치과진료에 대한 대국민홍보와 진료환경개선, 고령회원의 페이닥터 고용의 장려와 제도적 지원 등과 같이 우리 치과계가 소통을 통해 좀더 화합, 단결하여 머리를 맞대고 지혜와 뜻을 모은다면 이보다 더 많은 고스케식의 참신한 대안들이 상생의 차원에서 논의되어지고 실행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수십 년 전, 교육 및 보건당국이 치과계에 대해 심도있는 이해가 부족한 연구기관 등에 의뢰하여 도출한 GDP기반 치과수요예측자료 등을 명분으로, 이 작은 나라에 열 한 개나 되는 치과대학이 존재하게 되었는 바, 이러한 몰상식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가 우리의 미래에 대한 능동적 관심과 심도있는 탐구로 우리가 제시하는 방향의 근거와 타당성을 사회와 정부에 이해시켜 나아가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용호 서울 중구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