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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치과’서 한복 입고 진료 “편안합니다”

전명섭 원장, 치과내부 한옥 인테리어
고향집 같은 환경 환자와 소통도 척척

황색 빛 은은히 도는 처마 밑 툇마루에 앉아 전통차를 한잔 마시니 이곳이 병원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긴장과 두려움의 공간이 고향집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전명섭 원장(강남 로덴예쁜얼굴치과의원)이 자신의 병원을 한옥으로 꾸미고 환자들에게 힐링타임을 선사하고 있다. 상담실에 황토타일과 목재를 이용해 서까래, 처마, 툇마루를 연출해 마치 인사동 어딘가 있을 법한 전통찻집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병원 곳곳에는 전통자수, 매화화병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고택의 대청을 구해 간판을 만든 것도 눈에 띈다. 의상은 전통 개량한복을 입고 환자를 맞아 한의원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전명섭 원장은 “구강외과 전공을 살려 양악수술이나 임플란트 수술을 하는 병원이다 보니 환자들의 긴장감이나 공포감이 더 큰 편이다. 그런데 한옥으로 꾸며진 공간에 들어오는 순간 환자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긴장을 푼다. 우리 전통건축의 따뜻함이 환자들의 마음을 녹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자칭 한옥 매니아. 병원에 앞서 자신의 아파트를 한옥으로 꾸며 방송을 타기도 했다. 고교시절 북촌 가회동 친척집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때 한옥이 줬던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도시에서 한옥을 구하기 쉽지 않아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를 한옥으로 꾸몄더니 너무 좋아 병원에도 바로 한옥 인테리어를 도입했다.

전 원장은 “목재와 친환경 소재를 쓰는 한옥 인테리어만으로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자동으로 습도조절도 되는 한옥의 장점이 그대로 살아난다”며 “특히, 아이들 아토피 치료에 효능이 있는 등 건강에도 좋아 실내에 한옥 인테리어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병원 한 켠에 작은 방을 마련해 놓고 양악수술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퇴원 할 때까지 곁에서 지킨다. 저녁이면 환자 및 가족과 한옥 상담실에서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하고 차도 마신다. 입원 환자들이 한옥집에 있는 것 같이 편안해 한단다.

전 원장은 “내 자식이 큰 수술을 받았다면 곁을 떠나겠느냐. 양악수술을 하며 한 번도 환자가 퇴원할 때까지 곁을 떠난 적이 없다. 불안해하는 환자가 의사를 찾을 때 바로 옆에 있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며 “한옥 인테리어로 병원을 꾸미니 환자들이 의사를 더 따뜻하게 느끼고 신뢰하는 것 같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치과 주치의이기도 한 전명섭 원장은 환자나 선수들을 대할 때 늘 소통을 생각한다. 예쁜얼굴이라는 치과명에도 그의 이러한 철학이 담겨있다.


전 원장은 “얼굴이란 얼이 드나드는 굴, 영혼의 통로라는 의미다. 환자의 예쁜얼굴을 만들어 주는 것은 영혼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이 과정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 한옥이라는 컨셉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옥 인테리어를 통해 환자, 직원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같아 좋다. 아내가 나보고 전생에 선비였을 거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그래서 한옥이 좋은가 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