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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는 치매예방관리 최적의 전문가”

‘치매관리와 구강건강의 중요성’ 정책토론회
구강건강과 치매의 직접적 연관성 밝히고
치매예방 및 관리에서 치과계의 역할 조명



“잔존치가 0개에서 10개 사이인 노인은 치아가 모두 존재하는 경우보다 2.64배로 치매위험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치아가 없을 경우 인지 능력의 장애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3.6배 높아지는 위험이 있다. 또, 치아가 적으면 저작이 이뤄지지 못해 뇌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해 혈관성 치매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

구강건강과 치매의 직접적 연관성을 밝히고, 치매의 예방 및 관리에 치의학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다지는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치협이 주관하고,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치매관리와 구강건강의 중요성’ 정책토론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양승조 위원장은 토론에 앞서 “토론회를 마련해 주신 김철수 협회장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치매는 가족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을 안기면서 국가사회적인 손해를 끼치는 질병이다. 치주염을 앓거나 치아수가 20개 이하인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높아지는 등 구강건강과 치매의 연관성이 매우 큰데, 이런 점에서 구강건강을 지키는 게 치매예방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김상희 의원 역시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 새 정부에서도 치매국가책임제를 서두르고 있다. 해외에서 구강건강과 치매와의 연관성에 대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오늘 토론회를 기점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개회사를 전했다. 

김철수 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그동안 정부의 치매정책 사업에서 치과의료는 완전히 배제되어 왔다”면서 “과거 정부의 치매정책에 아쉬움이 크지만, 이제라도 공론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만큼 치매환자들에 있어서 치과의료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기틀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 전신건강 차원에서 구강건강 조명해야
이날 기조발표와 패널토론은 최근의 연구를 바탕으로 구강건강과 치매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논의의 축을 세우고, 치매의 예방 및 관리에서 치과계의 역할을 정립하는 방안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이어 갔다. 

가장 먼저 기조발표에 나선 한동헌 교수(서울대치의학대학원)는 ‘치매관리에서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주제로, 치매예방의 차원에서 치과의사의 역할을 조명했다. 한 교수는 “정기적으로 치과에 가는 것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지만 치매로 인한 국민적 두려움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전신건강의 증진이라는 큰 틀 안에서 치과의사가 역할을 해야 한다. 의료서비스 체계 안에서 전신질환자를 조기발견해 선별하고, 타과에 연결하는 연결자가 된다면 의과나 치과 모두에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패널토론에 나선 손미경 조선치대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일본은 치아상실, 저작기능 정도와 인지장애 또는 치매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면서 “특히 치매 노인에 대한 연하섭식장애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요양시설 같은 경우 치과의사를 비롯해 치과위생사, 의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등 이른바 ‘Team approach’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8년 일본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사망사고 통계에서 ‘불의의 질식’이 약 30%에 이르는데, 이는 이른바 저작과 섭식에 장애가 오는 연하섭식장애로 인한 기도폐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손 교수는 “치매관리에서 섭식연하는 중요한 문제인데, 경증에서 중증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치과의사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미애 수원시행복정신건강센터 부센터장은 ▲현장에서 보는 치매환자의 구강건강을 주제로 경험을 소개했다. 박 부센터장에 따르면 2009년에 일본 개호노인보건시설을 방문했을 때, 시설장이 치과의사였으며, 노인들에게 식사 전 구강운동을 하도록 하고, 식사 후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만 밖으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구강친화적’ 시스템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노인들의 폐렴 등 순환기계통의 질환이 현저히 줄어들고, 신체건강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게 박 부센터장의 전언이다. 

이성근 치무이사는 ‘치매 대응 정책에서 치과계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 갔다. 이성근 이사는 고령자의 구강위생관리가 ▲타액의 분비를 촉진 ▲흡인성 폐렴 및 발열예방 ▲전신질환 예방 ▲치매 예방과 총 의료비의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둔다고 전제하고, 치과계는 단순히 치아를 치료하는 관점이 아니라 oral-systemic connection의 관점에서 구강위생과 구강기능관리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노인요양시설의 치과촉탁의제도를 활성화하고, 전문과목 또는 전문가과정의 개설로 치과의사의 '공인의식(public mind)'를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 사무관은 “치매를 앓고 계신 어르신들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이른바 치매통합진료팀의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치매 어르신의 실태조사를 추진하면서 구강건강과 관련된 항목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구강건강과 치매관리를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과정을 전반적으로 주관한 치협 치매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구강건강정책TF의 김영만 위원장은 토론회 말미에 “오늘 토론회를 통해 구강건강과 치매와의 연관성을 학술적으로 조명해 볼 수 있었다”면서 “이와 연관된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논의를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치과계의 유관단체 모두가 참여하고 합심해서 치매관리에 치과계의 역할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김철수 협회장과 김영만 TF위원장을 비롯해 양승조, 김상희, 박인숙 의원, 김양근 치기공협 회장, 문경숙 치위협 회장, 홍옥녀 간무협 회장, 신금백 대한노년치의학회 회장, 박인임 대여치 회장, 김광만 연세치대 학장, 피성희 원광치대병원장, 나성식 스마일 재단 이사장, 박현수 충남지부 회장, 곽인주 충북지부 회장 등 내외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