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의 주인공
이를테면 전철역 화장실이나 공중전화 부스 같은 곳에서 가방을 발견한다. 가방 안에는 고액권이 꽉 차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망설임은 있었겠으나 신고를 하고, 그 가방을 주인에게 돌려주고, 드디어 미담의 주인공이 되어 매스컴에 그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다. 이런 행운을 얻으려면 그 사람의 품성도 품성이지만 우선 물건의 발견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데 그런 기회란 좀처럼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확률과의 싸움이다. 유독 이런 행운과는 거리가 멀어 500원짜리 복권 1번 당첨이 되지 못한 나이지만 2번 분실물을 발견하는 기회가 있었다.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아들이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았을 때이니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아들과 함께 사우나에 갔었다. 나는 위쪽 옷장을, 키가 작은 아들은 아래 쪽 옷장을 차지하고 막 옷을 벗으려는 데 아들이 소리쳤다. “아빠 이게 뭐예요?” 아들의 옷장 구석에 지갑과 금빛 시계가 있었다. 두툼한 고급 가죽 지갑과 소위 말하는 로렉스 금딱지 시계였다. 은근히 욕심이 나기는 했지만 어린 아들이 보는 앞에서 그 욕심을 채우는 것은 너무 비교육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우나의 종업원을 불렀다. 종업원 2명이 달려왔다. 나는 습득한
- 안계복 안치과의원 원장
- 2019-10-15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