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밤
구강외과 의사와 당직은 뗄 수 없는 사이다. 매일 밤 부산 경남 시내의 곳곳에서는 생각도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상상도 못할 이유로 다쳐서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몽롱하고 희뿌연, 그러나 때로는 숨넘어가도록 급박한 병원의 밤을 당직의는 지켜야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산 시내에 공단이 많아서일까. 유달리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골절상을 입어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았다. 쇠파이프에 얼굴을 부딪혀 하악골이 골절된 아저씨, 삽량축제를 위한 준비 작업 중 사다리에서 떨어져 상악골이 골절된 아줌마, 작업장에서 거대한 쇠사슬이 안면부를 정면으로 강타하여 상하악골 복합 골절상을 입은 21살 청년 등 실로 다양한 이유로 다친 다양한 환자들을 보아왔다. 먹고 살기 위하여 고령의 나이에도 일터에 나아가 작업을 하시다 다쳐서 오시는 분들을 볼 때면 그들을 덮치고 있는 삶의 무게가, 사회의 각박함이 느껴져 마음 한 켠이 먹먹해온다. 2015년 6월 29일. 한평생 잊을 수 없는 밤이다. 2년차로 신분상승(?)이 이루어져 Back duty였던 날이었다. 1년차 당직의의 전화를 받았다. 작업 도중 낙하하는 돌에 얼굴을 다쳐 출혈이 지속되는 환자에 대한 보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