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창 나이인데 여기저기 아프다. 목디스크에 손목과 어깨가 문제다. 직업병이겠지 싶지만 아직 치과 일이 좋은데다가 은퇴까진 많이 남지 않았나 싶은데 아프다. 병원도 다니고, 맛사지도 받고, 파스도 이것저것 붙여보고 별 걸 다 해도 무리하면 다시 아프길 반복하다가 결국 운동을 제대로 해보잔 생각이 들어서 실천한 2020년이다. 그동안 운동한다고 아침 수영을 하긴 했는데, 자주 빠지고 열심히 하진 않았다. 수영부터 최대한 빠지지 않고 다니고, 쉬는 날에는 여기저기 자전거도 타고 다니고, PT도 시작하며 운동이 흔한 일상이 되니 확실히 몸이 덜 아프다. 살도 좀 빠지고, 활력이 생겨 좋다. 자전거타고 춘천, 임진각, 두물머리, 노일강도 가고, 동부 5고개, 호명산도 넘어보고, 말티재, 죽령, 저수령, 대관령, 안반데기, 별마로천문대 등등 참 많이 돌아다녔다. 덕분에 쉬는 날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유난히 비가 많았던 지난 여름, 날이 좋지 않으면 내가 다니는 25m짜리 IYC 스포츠센터 말고, 50m 레인의 다른 수영장 찾아 자유수영 열심히하고 뻗어버리기도 한다. 3km를 쉬지 않고 돈 후, 후끈한 어깨와 목과 등이 쫙 펴진 느낌이 생생하다. PT는 단순히 근
2018년 4월 감기에 걸려서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받은 약이다. 로펜정60mg은 록소프로펜 성분의 NSAID고, 써스펜이알서방정은 지금은 상품명이 써스펜8시간이알서방정으로 바뀐 아세트아미노펜이 서서히 방출되는 약제이다. 진통제인 NSAID와 타이레놀이 동시에 처방된 것이다. 당시만해도 당연히 삭감되는 거라 생각했던터라 너무 신기하고 이게 가능한지 궁금해서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주변에 정확히 알려주는 분이 없었다. 이후 다른 병원에서 받은 감기약이나 직원들이 받아온 약을 보면 NSAID와 타이레놀 또는 NSAID와 울트라셋 형태의 동시 처방이 많았다. 진통제 2개가 삭감없이 처방된다는 건데, 이걸 알려주는데도 없고, 근거도 못 찾겠고 해서 혼자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며 궁리하게 된다. 그러다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위 심의사례(아래.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심의내용 참조)를 찾게 된다. 무려 2010년에 발표된 자료다.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품명:울트라셋)와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동시처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중증도 이상의 통증에서 작용기전이 다른 진통제 복합 처방을 보험으로 인정하겠다는 발표다. COX-2 억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NSAID,
내 제 1대구치는 모두 어릴 적 아말감으로 치료받았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덕에 보험으로 치료받은 아말감이다. 진안에서 버스타고 나와 어머니 손잡고 전주시내 치과에서 구개측에 마취주사액이 들어가던 그 느낌이 아직도 기억난다. 입천장이 얼얼해지던 그때 그 느낌은 내가 환자들에게 구개마취하며 떠올리고 있다. 그 당시 치과치료 보험이 공무원만 가능했다고 한다. 보험으로 아말감 치료 받는 건 흔한 경우가 아니었다. 치과치료가 비싸던 시절이었으니 아말감 보험은 참으로 큰 혜택이었을 것이다. 비싼 치료비 덕에 또래 친척 하나는 내 이름과 생일, 엄마·아빠 이름, 나이 등등을 모조리 외우고 내가 다니지 않았던 치과에 찾아가 내 신분으로 아말감치료를 받기도 했다. 힘들고 가난한 시절 치과의료보험은 그야말로 큰 혜택이었던 것이다. 공무원만 적용되던 보험이 전국민으로 확대되고, 치과의료보험이 이제는 임플란트에 틀니까지 적용된다. 세상 많이 좋아졌다. 레진도 보험이 되기 시작했으니 크라운과 인레이도 머지않아 보험 적용이 될 것이다. 의료와 교육에 불평등은 없어야 한다고 한다. 의료와 교육은 평등이라는 기치아래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주기 위한 복지다. 복지, 정치다. 치과의사로서
이제 개업한 지도 15년 정도 되는데, 지내보니 젊은 여직원들이 점심을 참 부실하게 먹는다는 걸 뒤늦게 인지했다. 도시락을 싸 오기도 하고 밖에서 사먹기도 하면서 점심을 해결하는 게 보통인데, 다이어트 한다고, 입맛이 없다고, 먹는 게 귀찮다고, 점심을 안 먹거나 대충 해결하고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기력이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굶거나 편의점 과자 한 봉지로 점심을 때우는 모습은 너무 낯설고 어색했다. 도저히 왜 잘 안 먹는지 이해가 안 되어 어떻게든 먹여보잔 생각에, 근처 반찬가게에서 1국 3찬을 배달하고 밥은 각자 알아서 싸 오게 하여 점심 먹이기를 시도한다. 밥을 싸 오거나 햇반 준비만 하면 되다 보니 이제 굶는 친구들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덕분에 ‘오늘은 뭐 먹지?’란 아주 원초적이고 해답 찾기 어려운 문제도 해결하게 되었다. 그런데 전라도 음식에 길들여진 나에게 배달 반찬은 뭔가 낯설다. 경상도 음식 같기도 하고, 강원도 음식 같기도 하고. 뭔가 입맛에 안 맞는다. 거기에 반찬 조합이 맘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운 반찬만 쭉 나온다든지, 김치는 없고 단 음식만 준비되고, 어떤 날은 나물만 오고, 어른들 입맛에 맞는 반찬만 준비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