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에서는 의료의 오류가 생길 리 없으며 의사의 숙련도가 더해지면 치료 결과에 결코 실패가 없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사고는 완벽해야 할 의료 행위에 완벽하지 않은 의사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의사도 인간이므로 의료 행위 도중 오류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 현대와 같은 고도의 분업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면, 아침에 눈을 떠서 잠이 들 때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니 잠이 든 순간에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
어느덧 봉직의 생활을 시작한 지 6개월이 흘렀다. 동기들과 간간이 주고받는 근황 속에는 “누구는 벌써 어떤 술식을 했다더라”, “누구는 어디에서 얼마를 받는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섞여든다. 다른 동기의 빠른 임상 속도나 높은 급여 이야기에 스스로 조급해지기보다는, 이러한 상황이 묘…
아침마다 치과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은 텅 빈 대기실이다. 의자와 유니트 체어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새벽의 정적 속에서 바라보면 낯설고도 묘한 고요함이 감돈다. 그때 나는 잠시 멈춘 듯한 시간을 즐긴다. 책을 펼치거나 음악을 틀어놓거나,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한다. 마음이…
“여자 치과의사 단체는 왜 따로 있는 건가요?” 필자는 현재 대한여성치과의사회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어느 날 지인인 남성 치과의사분으로부터 위와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분은 “남성 치과의사회는 없지 않느냐”면서, 여성 치과의사들이 굳이 따로 모여 활동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기존의 치과진료가 대부분 구강의 국소적 병인에 대한 반응적(reactive)·환원적(reductive) 치료에 머물렀다면, 초고령화사회의 도래로 개인과 지역사회의 구강 및 전신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전인적(holistic)·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치과진료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는…
제목은 원래 건축학개론 영화 포스터의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를 조금 변형해보았습니다. 건축학개론 같은 영화든 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든 주인공은 모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영화를 볼 때 주인공의 시점에서 힘든 감정을 느끼나 내가 실제 주인공이 아니기에 관객의 시점에서 그 감정을…
누구나 자신만의 소망이 있다. 먼 미래에 나를 그리는 원대한 꿈도 있고, 도파민과 스트레스에 따라, 순간순간 이끌리는 바람도 있다. 99년에는 누구보다 스타크래프트를 잘하고 싶었고, (4 드론이 실패하면, 전원을 끄고 도망치기도 했다) 병리학 시험을 보기 직전에는 세상이 멈추기를 바랐던 적도 있었다. (…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중 어떤 것이 맞을지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요즘엔 사람이 다니는 곳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유리알처럼 비춰지며 살아가고 있다. 아주 드물게 사각지대로 피해서 범행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그 현장에만 포착되지 않았을 뿐 동선의 경로를 몇 군데만 찾아보면 대다…
진료실에서 구강 검진 중 혀나 잇몸에서 비정상적으로 딱딱한 덩어리를 발견하면 우리는 즉시 생검을 통해 악성 여부를 확인한다. 그런데 최근 단국대학교 MRC 김해원 교수님 연구팀이 2024년 Advanced Science지에 발표한 혁신적인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딱딱함’ 자체가 단순히 암의 결과…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휴가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새벽부터 아이와 함께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향했다. 작년에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 『직지』가 떠올라, 이번 휴가 첫 일정으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이것이 역사인지 허구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