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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태웠다, 치과의사가 위험하다

개원가 일상 위협하는 ‘번아웃 증후군’
개원·구인난·환자 스트레스로 초토화


“진료가 끝나면 기운이 쫙 빠집니다. 쉬어도 피로가 안 풀리고 쉰 거 같지도 않아요.”

한정된 공간 속에서 매일 환자, 직원들을 대하는 치과의사들에게 ‘번아웃 증후군’이 일상화되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는 개원환경과 생존에 대한 강박감이 치과의사들의 정신을 하얗게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에서 ‘번아웃’을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증후군’으로 정의했다. 게임 중독처럼 질병으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직장 스트레스가 건강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A 원장은 급격한 피로감, 무기력감, 압박감을 호소했다. 지역을 옮겨 개원한 이후 자리를 잡기 위해 진료, 홍보, 경영 등 모든 방면에서 열을 올린 탓에 기력이 쇠한 것이다.

그는 “진료를 위해 들어오는 환자와 마주쳐도 압박감을 느낀다”며 “방문하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명감과 의욕이 사라져 기계적으로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1년 6개월째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B 원장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구인공고를 올리고 있지만, 비용만 지출될 뿐 면접 희망자도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직원들도 근무 부담 가중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치과 경영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걱정했다.

C 원장은 치료한 환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합의금을 준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이런 환자들을 일일이 감정을 소모하면서 상대하다가 내가 먼저 쓰러지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려고 노력하지만 진료 외적인 부분에서까지 마음고생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답해 했다.

# 원인은 대인관계, 올바른 해소법 찾아야

전문가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의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번아웃 증후군 해결의 단서라고 조언했다.

우선 자력으로 해결 가능여부를 타진한 후 불필요한 감정 및 에너지 소모를 경계하는 것이 번아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단초라는 얘기다.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산신경정신병원)는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본인도 모르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섞어 과도한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이로 인해 에너지를 모두 소비한 상태”라고 정의하며 “스트레스는 에너지를 모아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본능에 의한 것으로 스트레스로 발생한 에너지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곳에 소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직원 등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치과의사의 경우 대인관계가 상호작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타인에 대한 기대보다 필요한 행동을 끌어내도록 먼저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전문의는 “치과의사는 환자, 직원, 가족 등 직간접적인 대인관계 형성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는 상대가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이라며 “아내가 시부모님에게 살갑게 대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장인, 장모님에게 잘하는 것이 필요하듯이 상대가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기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먼저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