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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서울대 구강외과 김규식 교수님을 기리며

여름 한낮, 무겁게 내려 앉은 공기 속에서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신 김규식 교수님을 보내드렸던 황망했던 2018년 8월 22일 지난 여름을 떠올립니다.


언젠가 삶의 발자국을 차분히 정리하시던 노년의 교수님을 뵈며, 훗날 맞닥뜨리게 될 영원한 이별이 찾아올 때 ‘슬픔에 묻혀 감사했다고 말하는 기회를 놓쳐선 안되겠다’던 흉금은 갑작스레 날아든 교수님의 부음 앞에 한낱 공상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을 떠나신지 1년이 지난 오늘, 비로소 눈물을 거두고 우리 구강악안면외과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바치셨던 선생님의 발자취를 바라보며, 늦은 감사를 전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서울대학교치과대학 및 치의학대학원과 국내 구강악안면외과의 기틀을 만들고 선진대열에 오르게 한 학계의 큰 기둥이셨습니다.


6·25사변이 발발한 1950년 서울대학교치과대학에 입학하시고 군복무 후 구강악안면외과교실에 입문하신 선생님께서는 전쟁 후 열악한 의료 환경속에서 구강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해줄 수 있는 치과의사를 양성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밤낮 비지땀을 흘리시며 후학 양성에 매진하셨습니다. 특히 서울대학교치과대학 학장과 치대부속병원장 재임시절 온화하고 겸손하시며 탁월한 판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리더십으로 서울대학교치과대학이 진료와 연구능력을 겸양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치의학대학원으로 변모해 발전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셨습니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치과의사로서 질병에 대한 연구와 치료방법 개발을 통해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시면서도 우리 학계의 발전을 위해 제 9, 10대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장을 맡아 우리 구강악안면외과학 발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오셨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유난히도 후배들을 사랑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퇴직 후 치의학 관련 도서 3700여권을 강릉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하셨던 일화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던 선생님의 큰 사랑이 후학들에게 깊은 울림이었습니다.


가시는 자리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미소, 격려와 배려로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주시던 교수님이 더욱 그리운 날입니다. 우리의 참스승이신 김규식교수님! 아직 부족한 저희들이지만 선생님의 걸어오신 발자취를 나침반삼아 선생님께서 평생을 바쳐 만들어 오신 우리나라 구강악안면학회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매번 선생님을 모시고 모일 때마다 모인 제자들의 일상을 일일이 챙겨주시고 또 엄청나게 뛰어난 기억력으로 인생의 멘토 역할을 하셨던 선생님.


이제야 눈물을 거두고 늦은 감사를 전하는 여린 후학들을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선생님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저희 후학들의 존경의 마음을 모아, 이 글을 선생님 영전에 바칩니다.

 

부디 평안한 안식을 누리시옵소서.

 

2019년 9월
서울대학교치과대학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김규식 교수님 제자 정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