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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머지않은 미래와의 조우

 

지난 연재까지 AI란 무엇인지 그리고 의학계와 치의학계에서의 적용 사례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AI의 미래에 관해 살펴볼까 한다. AI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조심스럽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AI는 무척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약 100만 개의 이미지를 1000개로 분류하는 대규모 이미지 분류 대회인 이미지넷 분류 대회에서 2010년 첫 해에 우승한 알고리즘의 Top-5 오류율[1]은 약 28%였으나, 2012년 딥러닝 알고리즘이 도입된 이후에는 그 능력이 사람을 뛰어넘어 5년 만에 2.3%까지 감소하였다.([1] 알고리즘이 제안한 5개의 이미지 분류가 모두 틀렸을 확률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딥러닝 알고리즘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양질의 데이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는 지도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학습시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답을 함께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지, 음성신호 등의 다양한 데이터의 정답을 입력하는 라벨링(labeling)이라는 작업이 많이 필요하게 되면서 이를 수행하는 데이터 어노테이터(data annotator)라는 직업도 등장하고 있다. 아마 치과에서도 이러한 작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한편 최근에는 휴대폰 앱과 연동되는 스마트 칫솔 등을 포함하여 IoT(internet of things) 기기의 종류와 사용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환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더욱 다양하고 방대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충분히 축적되면 AI 알고리즘을 학습시킴으로써 알고리즘의 질환 예측 정확도가 향상될 수 있고 환자별 데이터에 기반하여 개인화된 맞춤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치과영역에서의 적용 사례로는 잇솔질 부위를 알려주는 스마트 칫솔과 웨어러블 기기에 내장된 3차원 관성 감지 센서로 얻은 데이터에서 잇솔질 동작을 분석한 연구가 있으며, 이를 통해 잇솔질이 잘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더 나은 구강 위생관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다양하고 방대해지는 데이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유통, 활용,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블록체인 기술의 경우 데이터를 분산 보관하여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하는데, 의무기록 및 건강 정보의 해킹 및 유출,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의료계에서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Medibloc이라는 블록체인의 경우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 데이터 유통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주체는 환자, 의료 공급자, 연구자로 나뉘며 각각 환자는 자신의 의료 데이터를 업로드 함으로써, 의료 공급자는 데이터를 정확하게 기록함으로써 이윤을 얻을 수 있으며, 연구자는 데이터를 이용할 때 비용을 지불한다. 현재는 의료 데이터 거래에 법적 검토가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보상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권리가 강화되고, 의료인의 성실 기록 의무가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AI가 적용되는 미래에서는 많은 분야에서 자동화(automation)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의료 영상, 초진 시 수집한 병력 등 다양한 데이터로부터 가능성이  높은 질환명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발표되고 있는데 이것은 필연적으로 실제 수술 현장에서의 자동화로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워싱턴 아동병원에서 개발한 STAR(smart tissue autonomous robot)과 같은 로봇은 연조직의 가동성과 움직임 등을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을 탑재하여 쉽게 변형되어 조작이 어려운 연조직 봉합에 있어서도 숙련된 외과의만큼 정확하게 수행해낸다. 필자도 Da Vinci 로봇을 체험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드는 생각은 나의 움직임을 AI가 학습하게 된다면 결국은 내가 하는 수술 스타일로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근 구글의 생명과학 회사인 베릴리(Verily)와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이자 봉합사 제조사로 친숙한 에티콘(Eticon)이 공동 설립한 버브 서지컬(Verb surgical)은 2017년 인공신경망 기술을 접목해 수술 중 의사에게 환자의 몸 내부 영상 이미지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는 로봇을 발표한 바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영상 정보, 현재 환자의 자세, 위치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분석함으로써 봉합 혹은 절개 등에서 자동화된 로봇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은 도구를 만들고 도구는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도구를 개발하는 주체이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 도구를 사용하면서 사람 또한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AI는 인류가 만들어낼 마지막 무언가라는 말처럼 AI는 현재까지 인류가 만든 도구 중 가장 다재다능한 도구이며, 머지않아 우리에게 편리함을 가져줌과 동시에 우리의 생활과 진료의 패러다임 또한 빠르게 바꾸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그 미래가 어떻게 되어갈지는 우리가 결정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부디 독자분들께서는 AI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진 얼리어답터로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참여하기를 당부드리며 무엇보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치과 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기를 권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