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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신규·이전 치과 경영난 ‘멘붕’

환자 발길 끊는데 임대료·인건비 그대로
치과 문 열어도 적자 불 보듯 ‘한숨소리’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전이나 신규 개원한 치과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진료하는 특성상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급적 진료를 미루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신환 내원을 통한 선순환이 절실한 신규 개원 치과들의 연착륙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게 현장의 한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첫날인 지난 20일 치과 개원가의 표정은 아직 가시적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누적된 손실은 물론 환자들의 발걸음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개원한 지 이제 3개월 됐다는 한 치과 관계자는 “안 그래도 신규 치과라 그냥 멍하니 앉아 있다 퇴근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더 하다”며 “원장님은 괜찮다고 하는데 눈치가 보일 정도”라고 밝혔다.


또 다른 치과의 관계자도 “개원 두 달째를 맞고 있는데 그나마 하루 한 두 명씩 오던 신환이 코로나19 이후로는 발길을 뚝 끊었다”면서 “개원 치과라 환자가 더 안 오는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유동인구 많은 치과들의 ‘역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규 개원 치과의 불안요소가 더 극대화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콜 환자가 없는 상황에서 신환마저 안 온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과 경영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 환자 층에 따라 더 큰 타격을 받은 신규 치과들도 있다. 주변에 회사가 많은 ‘오피스가’에 최근 개원한 한 치과의 경우 주변 대기업의 재택근무 결정에 따라 지난 3월 중순부터 내원 환자들이 대폭 감소했다.


재택 근무를 권유하는 회사가 늘다보니 자택 근처 치과로 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고, 내원을 하더라도 보험진료만 간단히 받고 돌아간다는 식이다. 다만 해당 치과는 “재택 근무가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적인 편차도 있었다. 특히 대도시나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 신규 치과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데스크 업무를 보고 있다는 한 치과 스탭은 “데스크에 앉아 있으면 아무래도 매출이 뻔히 보이니까 이렇게 해서 직원들 월급 주면 남는 게 있나 싶을 정도”라고 최근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4월에도 신규 치과들은 ‘보릿고개’
코로나19로 촉발된 충격파는 4월 들어서도 잦아들지 않았다. 신규 개원의들의 경우 2, 3월은 간신히 버텼지만 직원 월급, 임대료, 대출금 이자 등이 예측 가능한 현실로 다가서면서 이달 들어 더 큰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40대 A원장은 “코로나19로 ‘착한 건물주 운동’을 일어나고 있고 일부 치과의사들이 이런 혜택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긴 했다”면서 “하지만 우리 건물주는 ‘아무리 그래도 치과의사 선생님이 더 낫지 않냐’며 막무가내”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치과 운영 자금의 대출 역시 만만치 않다. 신규 개원의 중 젊은 치과의사들의 경우 선배 치과의사들에 비해 많은 등록금 대출을 안고 있고, 개원 시 초기 투자 비중도 월등히 높은 만큼 대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미 기존 닥터론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대출이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다.


안 그래도 치과는 점점 빨리 문을 닫고 있다. 최근 한 논문에 따르면 20년 전인 1996년~2000년에 8.0년이던 폐업 치과들의 평균 운영기간은 2000년~2005년 5.7년, 2006년~2010년 3.1년 등으로 점차 줄어들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아예 1.3년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시대에서 만난 신규 개원가의 절규는 이처럼 녹록지 않은 치과 개원 환경의 또 다른 단면으로 읽히기도 한다. 다가오는 5월, 그들의 일상은 아직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