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7 서비스 지원이 종료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 새 버전인 윈도우10 업그레이드를 미뤄둔 치과 병·의원이 있어 정보 보안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PC용 운영체제인 윈도우7은 지난 1월 14일부로 서비스 지원이 종료됐다. 그러나 지난 5월 기준 글로벌 통계 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용자의 약 20%가 아직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윈도우 업그레이드 시 의료 장비와의 호환성 등 주변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치과 병·의원의 경우, 일반 사용자보다 윈도우10 사용이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일선 개원가에서는 윈도우7을 사용하거나, 심지어 훨씬 이전 버전인 윈도우XP를 쓰는 사례도 속속 나온다.

병·의원 PC 교체를 전문으로 하는 A업체 관계자는 “치과 병·의원을 다니다보면 윈도우7은 고사하고 아직 윈도우XP를 쓰는 곳도 종종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전 윈도우 버전을 계속 사용할 경우 보안 등 업그레이드 서비스가 더는 지원되지 않아 바이러스, 랜섬웨어, 악성코드, 해킹 등 보안상 취약 지대에 놓이게 된다. 일례로 지난 2017년, 윈도XP의 취약점을 노린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사태로 150개국 30만 대에 달하는 PC가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물론 치과 병·의원이 윈도우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하는 나름의 이유도 존재한다. 먼저 업그레이드에 대한 필요성을 당장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명 보안 불감증인 셈이다.

성동구 B치과의원은 “기존 버전 사용에 큰 불편함이 없어 계속 사용하고 있다. 보안 문제가 걱정되긴 하지만 별일 있겠나? 일단 업그레이드를 다음으로 미뤄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접수실, 진료실 등의 컴퓨터를 한꺼번에 바꾸기 쉽지 않을뿐더러, 윈도우 업그레이드 시 장비와의 호환성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등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엑스레이 장비의 경우 호환성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치과용 엑스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C업체 관계자는 “32비트 기반인 XP와 호환되는 오래된 엑스레이 장비의 경우, 64비트 기반인 윈도우10과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며 “윈도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전부 교체할 수 없을뿐더러, 부품만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비용이 100~200만 원대다. 업체 입장에서야 장비를 바꾸는 게 좋겠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라 신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여러 이유로 개원가에서는 윈도우10 업그레이드를 망설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특히 치과 병·의원은 환자 차트 등을 관리하는 만큼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해 보안 문제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전언이다.

치과 전문 IT 보안 업체인 D사 관계자는 “장비 호환 문제 등으로 업그레이드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하나, 자칫 랜섬웨어에 걸릴 시 데이터 복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뿐더러, 복구한다 해도 수백만 원이 드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며 “새 PC를 구매한다면 당연히 윈도우10을 선택해야 하며, 적어도 서버 컴퓨터는 반드시 새것으로 구매해야 한다. 랜섬웨어에 감염될 경우를 대비해 평소 백업을 잘해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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